존재감은 미약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4번 타자 이대호는 6년 만에 한국에서 맞이한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서 돋보이지 못했다.
롯데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11회까지 경기를 끌고갔지만 2-9로 패했다.
롯데는 정규시즌에서와 다를 바 없는 정규시즌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이대호는 당연히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는 4번 타자의 활약은 아무리 설명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대호가 제대로만 터져준다면 롯데가 5년 만에 맞이한 가을은 보다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우느냐가 중요했다. 이대호 개인적으로는 지난 2011년 이후 6년 만의 가을야구 복귀전이었다. 하지만 이대호가 끼운 첫 단추는 그리 온전하게 끼워지지 않았다. 이날 이대호는 5타수 2안타를 기록했지만 득점 기회에서의 침묵했고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이대호의 타석 앞에 1회부터 득점권 밥상이 차려졌다. 0-1로 뒤진 1회말 1사 후 손아섭의 안타와 2루 도루, 최준석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2루 기회에서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1회 폭투로 선취점을 뺏겼기에 곧장 따라붙는 득점이 나오기만 한다면 롯데로서는 주도권을 잃지 않고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대호의 방망이는 시원스럽게 돌지 못했다. 이대호를 상대로 해커와 김태군의 NC 배터리는 모두 체인지업 승부를 택했다. 이대호의 타이밍은 맞지 않았다. 결국 이대호는 2B2S에서 5구 째 체인지업에 헛스윙하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결국 롯데는 이어진 2사 1,2루에서도 강민호가 2루수 땅볼로 물러나 동점 기회가 무산됐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2사 1루에서 우전 안타를 치고 기회를 2사 1,2루로 이었지만 후속 강민호가 삼진을 당해 다시금 롯데의 득점은 무산됐다.
롯데는 4회초 1점을 더 실점했지만 곧장 1점을 만회하며 1-2의 살얼음판 승부를 이어갔다.
5회 맞이한 3번째 타석에서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3루수 땅볼로 물러나 이닝을 마무리하는 아웃카운트를 당했다.
그리고 팀이 7회초 무사 1,2루의 기회를 실점 없이 막아낸 뒤 맞이한 7회말, 2사 1루에서 다시 한 번 좌전 안타를 때려내 2사 1,2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역시 롯데는 이번에도 강민호가 기회를 잇지 못하며 여전히 뒤진 채 경기 후반을 맞이했다.
일단 8회말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대타 박헌도가 동점 솔로포를 때려내면서 경기는 연장으로 흘렀다. 연장 10회말 돌아온 타석에서는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끝내기 승리를 위해 큰 스윙을 돌려봤지만 무위에 그쳤다.
사실 이날 이대호 앞에 득점권 기회가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한 방으로 상황을 뒤바꾸는 모습을 이대호에게 기대했지만, 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jhrae@osen.co.kr
[사진] 부산=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