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뛰어 만든 승리였다. NC의 과감한 주루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를 만들었다.
NC는 8일 부산 사직야구장서 열린 롯데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9-2로 승리했다. 2-2로 팽팽하던 연장 11회 대거 5득점으로 균형을 단숨에 무너뜨렸다.
이날 NC가 뽑아낸 9득점 모두 타격이 아닌 '발'이 그 출발점이었다. 시작부터 그랬다. NC는 1회 선두 박민우의 초구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박민우는 후속 김성욱의 땅볼 때 3루까지. 이어 롯데 선발 조쉬 린드블럼의 폭투가 나왔다.
박민우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홈까지 내달렸다. 린드블럼의 공이 멀리 튄 게 아니었기에 롯데로서도 충분히 박민우를 잡아낼 수 있었다. 린드블럼의 홈플레이트 커버 역시 빨랐다. 그러나 결과는 세이프. 롯데 측의 비디오 판독에도 결과 번복은 없었다.
4회 달아나는 점수 역시 그랬다. NC는 4사 후 모창민의 좌전 안타로 불씨를 살렸다. 모창민은 후속 박석민 타석에서 가뿐히 2루를 훔쳤고, 권희동의 좌전 안타 때 홈플레이트를 쓸었다.
롯데는 4회와 8회 한 점씩 뽑아내며 2-2로 균형을 맞췄다. 특히 8회 터진 박헌도의 대타 동점 솔로포는 드라마였다. 분위기가 롯데 쪽으로 흐를 법한 상황. 이를 뒤집은 것 역시 NC의 발이었다.
NC는 연장 11회 선두 지석훈의 초구 2루타로 기회를 잡았다. 후속 권희동은 '한 점 짜내기'를 위해 번트 자세를 취했다. 볼카운트 2B-1S에서 박시영의 4구가 원 바운드로 떨어졌다. 강민호가 방향을 놓친 그 찰나의 순간 지석훈은 3루까지 내달렸다.
아슬아슬한 상황. 타이밍상 아웃처럼 보였지만 결과는 세이프. 느린 그림이 그 답을 알려줬다. 지석훈은 3루수 황진수의 태그를 피하기 위해 기민하게 손을 접었다. 만일 손을 쭉 뻗은 채 3루로 들어갔다면 그대로 태그에 걸릴 상황이었다. 지석훈의 순간적인 센스가 결승점을 빚어낸 것이었다. 지석훈은 권희동의 2루타 때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이후에도 NC의 발은 멈추지 않았다. 노진혁의 희생번트 때 롯데는 3루를 선택했다. 그러나 권희동의 발이 한 발 더 빨랐다. 김태군과 박민우가 거푸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이종욱이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풀카운트에서 나성범은 6구를 참아내 볼넷을 골랐다. 그러나 그 6구를 포수 강민호가 패스트볼로 흘리며 주자 두 명이 홈을 밟았다. 스코어 5-2. NC는 재비어 스크럭스의 볼넷과 모창민의 만루포로 넉 점을 더 보탰다. 사실상 승부가 갈린 순간이었다.
NC는 11회 뽑아낸 한 점을 지켜내며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지난 시즌까지 26번의 준플레이오프가 열렸다. 그 중 1차전 승리팀이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은 건 22번. 확률로 따지면 84.6%에 달한다. NC로서는 그 84.6%의 확률을 발로써 선점했다. /ing@osen.co.kr
[사진] 부산=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