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싸움에 울고 웃었다. NC는 끝까지 버텼지만, 롯데는 끝내 무너졌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NC의 2017 준플레이오프 1차전. 양 팀 선발투수들은 역투했다. 롯데 조쉬 린드블럼이 6이닝 2실점, NC 에릭 해커가 7이닝 1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1점차 박빙의 승부는 결국 불펜진 싸움으로 넘어갔다.
흥미로운 불펜 대결이었다. NC는 전반기 구원 평균자책점 1위(4.15)로 위력을 떨쳤지만, 후반기 이 부문 3위(4.59)로 떨어졌다. 반면 전반기 구원 평균자책점 5위(5.30)였던 롯데는 후반기 이 부문 1위(3.44)로 도약하며 NC와 대비를 이뤘다.
롯데가 7회 먼저 불펜을 투입했다. 무사 1·2루에서 투입된 박진형이 손시헌을 1루 땅볼, 김태군을 2루 내야 뜬공으로 처리한 뒤 박민우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맞았다. NC에서 대타 이호준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박진형은 7구 승부 끝에 144km 힘 있는 직구로 3루 땅볼을 유도하며 고비를 실점 없이 넘어갔다.
8회에는 '포크볼로' 조정훈이 마운드를 넘겨받았다. 조정훈은 첫 타자 나성범을 포크볼로 헛스윙 3구 삼진 돌려세운 뒤 재비어 스크럭스를 2루 내야 뜬공 처리했다. 모창민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았으나 지석훈을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잡으며 위력을 과시했다.
2-2 동점이 된 9회에는 수호신 손승락이 올라왔다. 손승락은 권희동과 노진혁을 연속 루킹 삼진 잡으면서 삼자범퇴 요리했다. 10회에도 2사 후 나성범에게 안타, 스크럭스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모창민을 147km 하이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잡으며 2이닝을 실점 없이 끝냈다.
반면 NC는 선발 해커가 내려가마자마 불펜에서 1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2-1로 리드한 8회 구원등판한 김진성이 투아웃을 잘 잡았지만, 대타 박헌도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2구째 144km 바깥쪽 직구가 박헌도 배트에 걸렸고,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블론세이브가 기록된 순간.
하지만 NC 불펜은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김진성은 홈런 직후 황진수를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역전을 허락하지 않았다. 끝내기 패배 위기를 안고 9회 마운드에 오른 이민호는 삼자범퇴로 막고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10회 올라온 원종현은 최고 150km 강속구로 삼자범퇴하며 위력을 떨쳤다.
결국 11회초 NC가 롯데 5번째 투수 박시영을 상대로 결승점을 뽑아냈다. 선두 지석훈이 좌중간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상대 폭투 때 상대 태그를 피한 절묘한 슬라이딩으로 3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권희동이 좌측 1타점 2루타를 터지며 3-2 리드를 잡았다.
롯데는 박시영에 이어 이명우와 장시환을 투입했지만, 실책과 볼넷으로 만루 위기가 이어졌다. 최고 152km 강속구를 던진 장시환이었지만 제구가 급격히 흔들렸다. 나성범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줬다. 포수 강민호의 미트 끝에 맞고 공이 뒤로 빠진 사이 투아웃 풀카운트에서 스타트를 끊은 2~3루 주자 모두 홈에 들어왔다. 장시환은 이종욱에게 볼넷을 내준 뒤 모창민에게 쐐기 만루 홈런까지 얻어맞았다.
NC는 11회말 마지막 이닝에서 원종현이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은 뒤 마무리 임창민이 마지막 2개의 아웃카운트를 책임지며 경기를 끝냈다. NC 불펜은 블론세이브가 하나 있었지만 4이닝 1실점을 합작한 반면, 롯데 불펜은 5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결과는 NC의 9-2 승리였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