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은 경남 지역 라이벌이 뜨거운 '축제 무대'를 연출했다. 팽팽한 투수전, 연장 승부, 붉게 물든 사직구장은 흥겨운 축제 분위기였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 2012시즌 이후 5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은 롯데,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NC는 각각 부산과 창원 마산을 홈으로 둬 1시간 거리다.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양팀 선수단은 '축제' 분위기를 유도했다. 박민우(NC)는 "축제이고, 잔치인 만큼 경남 지역의 많은 팬들이 오실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멋진 경기를 선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대호(롯데)는 “포스트시즌을 부산과 창원에서 하는데, 부산 경남 야구 팬들에게는 축복인 것 같다.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하면 후회가 없을 것 같고 팬들 역시 다 같이 응원해줄 것이다”고 말했다.
부산 경남 팬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1차전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경기 시작을 한 시간 앞두고 사직구장 2만 6000석이 모두 팔렸다. 붉은 '동백 유니폼'을 입은 롯데 팬들은 경기 시작 4시간 전부터 사직구장 앞 광장으로 몰려들었다.
롯데와 NC 선수들은 팬들에게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보답했다. NC는 1회 박민우의 허슬 주루로 선취점을 뽑았다. 4회 한 점씩 주고받으며 1점 차 팽팽한 열기를 이어갔다.
롯데 선발 린드블럼은 6이닝 2실점 QS, NC 선발 해커는 7이닝 1실점 QS+로 에이스 위력투를 과시했다. 롯데는 8회 2사 후 대타 박헌도의 짜릿한 동점 홈런으로 사직구장을 떠나갈 듯 만들었다.
양팀 불펜진도 팽팽했다. 박진형-조정훈-손승락의 롯데 필승조에 투구 하나에 롯데팬은 함성으로 응원했다. 김진성-이민호-원종현이 차례로 나온 NC 불펜도 3루측 응원단의 함성을 들으며 투구했다.
9회까지 2-2 접전, 경기는 연장 혈투이 이어졌다. 2만 6000석을 가득 채운 관중들은 선수들의 타격, 멋진 플레이 하나하나에 환호성과 박수갈채를 보냈다. 3루측의 소규모 NC 팬들은 롯데의 '붉은 물결'에 뒤지지 않기 위해 뜨거운 함성을 경기 내내 내질렀다.
NC가 연장 11회 7득점, 9-2로 한꺼번에 분위기가 기울었으나 뜨거운 승부였다.
단 하나, 옥에 티가 있었다. 연장 11회 NC가 5-2로 앞서자, 모창민 타석에서 1루측 롯데 관중이 물통을 그라운드로 던지는 일이 발생했다.
/orange@osen.co.kr [사진] 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