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1] '공수 펄펄' 박민우, 경계대상 0순위 이유 증명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08 18: 46

적장의 경계대상 0순위. 부담스러우면서도 그만큼 인정을 받았다는 훈장이다. 박민우(24·NC)가 자신이 왜 롯데의 경계대상 0순위인지 증명했다.
NC는 8일 부산 사직야구장서 열린 롯데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9-2로 승리했다. 2-2로 팽팽하던 연장 11회 권희동의 1타점 2루타가 터져나오며 앞서갔다. NC는 11회에만 7득점으로 롯데를 '그로기 상태'에 빠뜨렸다.
NC 타선에서 가장 빛난 이는 박민우였다. 1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출장한 박민우는 5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으로 활약했다. 이날 NC 타선에서 멀티히트에 성공한 건 박민우와 모창민, 권희동 셋이 전부였다.

올 시즌 박민우는 역할은 2번타자였다. 시즌 452타수 중 272타수(60.1%)를 2번타자로 소화했다. 그러나 NC가 SK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김성욱을 주전 2번타자로 기용하며 박민우에게 '리드오프' 중책이 맡겨졌다.
지난해까지 박민우는 포스트시즌에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17경기에서 타율 2할8푼5리(68타수 18안타), 5타점, 4득점에 그쳤다. 공격의 활로를 뚫어야 할 박민우의 부진은 NC의 포스트시즌 도전사에서 번번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러나 리드오프로 나선 SK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서는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물꼬를 제대로 텄다. NC가 와일드카드전을 큰 소모없이 통과한 데는 박민우의 공이 컸다.
자연히 롯데는 박민우에 대한 주의를 늦추지 않았다. 1차전 하루 전인 7일 공식 미디어데이 행사, 조원우 롯데 감독은 '경계대상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주저없이 박민우의 이름을 댔다. "발도 빠르고 컨택, 작전 수행능력 좋다. 테이블 세터로 나설 가능성 높다. NC 중심타선의 장타력을 생각하면 박민우 봉쇄가 중요하다". 조 감독의 이야기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롯데는 박민우 봉쇄에 실패했다. 박민우의 방망이는 첫 타석부터 불을 뿜었다. 1회 선두타자로 나선 그는 조쉬 린드블럼의 초구를 받아쳐 우선상 2루타를 때려냈다. 이날 경기 전체 첫 번째 공을 받아쳐 장타를 생산, 분위기를 대번에 NC 쪽으로 끌어왔다.
박민우는 후속 김성욱의 유격수 땅볼 때 3루를 향했다. 2사 후 스크럭스 타석에서는 린드블럼의 폭투를 틈타 홈을 밟았다. 린드블럼이 몸을 날리며 백업을 들어왔고 비디오판독까지 신청했다. 그러나 결과는 뒤집어지지 않았다. 박민우의 타격과 발이 만든 선취점이었다.
박민우는 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6구 승부 끝에 좌전 안타를 만들었다. 비록 김성욱의 유격수 병살타로 아웃됐지만 린드블럼을 흔들기에는 충분했다. 박민우는 5회 2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8회 볼넷을 골라나가며 2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후속타 불발로 홈에 들어오지 못했을 뿐 박민우는 고군분투했다. 연장 10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좋은 타구를 날렸지만 신본기의 호수비에 막혀 고개를 떨궜다.
수비에서도 빛났다. 6회 선두 강민호는 해커 상대로 중전 안타성 타구를 때려냈다. 그러나 박민우가 잔디 위에 이미 도달해있었다. 시프트가 통했지만 타구가 원체 느려 세이프 여지가 있었다.
박민우는 껑충 뛰어올라 1루로 공을 뿌렸고 아웃 판정을 이끌어냈다. 후속 김문호와 앤디 번즈가 연이은 중전 안타를 때려냈음을 감안할 때, 강민호를 잡아낸 박민우의 수비는 가치있었다. 결국 롯데는 6회를 무득점으로 마쳤다.
공수에서 펄펄난 박민우는 NC 완승의 선봉장이었다. /ing@osen.co.kr
[사진] 부산=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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