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가을무대 달굴 스페셜리스트, 누가 먼저 미칠까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08 06: 05

한두 점 승부의 단기전. 한 베이스 더 가는 '발'의 중요성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양 팀 모두 주루 스페셜리스트를 보유하고 있다. 어느 쪽이 먼저 미치며 승리에 영향을 미칠까.
정규시즌 3위 롯데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자 NC는 8일 부산 사직야구장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롯데 조쉬 린드블럼과 NC 에릭 해커가 팀의 운명을 어깨에 짊어지고 선발등판한다.
1차전 하루 전인 7일, 양 팀은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여했다.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단골 질문인 '미쳐야 하는 선수'로 조원우 롯데 감독은 이대호, 김경문 NC 감독은 박석민을 꼽았다.

조 감독은 "이대호가 미쳐줬으면 좋겠다. 일 년 내내 중심을 잡아준 선수다. 가을야구에서도 이대호가 잘해주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 감독 역시 "와일드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박석민 선수가 이번 준플레이오프까지도 활약해줬으면 하는 바람과 기대가 크다"라고 언급했다.
사실 이대호와 박석민은 각 팀에서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한다. 가을야구에서 이들의 활약은 사령탑의 '상수'이지 '변수'가 아니다. 이들이 미쳐야 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관심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칠 선수 쪽으로 쏠린다.
단기전에서 빠른 발을 가진 스페셜리스트의 존재는 강력한 무기다. 경기 막판 한 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휘저을 수 있기 때문이다. 리그 전체가 '도루 감소의 시대'를 겪었지만 롯데와 NC에게는 다른 세상 얘기다. NC는 93도루, 롯데는 92도루로 각각 이 부문 2~3위에 올랐다. 리그 평균(78도루)을 상회하는 수치다.
롯데에는 '사직의 미친개' 나경민이 있다. 나경민은 올 시즌 97경기에나섰으나 129타석 소화에 그쳤다. 그렇다고 그의 가치를 폄하할 수 없다. 나경민은 20도루를 기록하며 이 부문 리그 공동 5위에 올랐다. 특히 20도루 중 11개를 대주자로 나와 성공시켰다. 경기 흐름을 바꾸는 데 나경민만한 무기가 없는 셈이다. 대주자로 나섰을 때 도루 성공률은 91.7%에 달한다.
NC에서는 이재율이 든든하다. 이재율은 올 시즌 52경기에 출장해 9도루를 성공시켰다. 이재율이 성공한 도루 9개 중 8개는 대주자로 나와 만들어냈다. 도루 실패는 단 한 차례 뿐이었다. SK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폭발적인 스피드로 폭투 때 홈을 훔치며 인상을 남겼다.
두 스페셜리스트의 존재는 단순히 도루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투수코치 출신 해설위원 A는 "빠른 주자가 누상에 나가면 타자와 승부에 집중하기가 힘들다. 특히 '뛰는 역할'을 아예 부여받고 나온 대주자들의 경우 더 그렇다. 오히려 그런 선수들은 안 뛸 때 더 무섭다. 도루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한 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순간은 분명 찾아올 것이다. 그때 팀에 미소를 안겨주는 이는 누구일까.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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