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러시아] 불안 여전 수비진과 우려 불식 이청용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7.10.08 06: 00

수비에 대한 불안은 여전했다. 반면 우려했던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의 플레이는 호평이 당연할 정도로 반전을 보여줬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8일(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의 VEB 아레나에서 끝난 러시아와의 친선 A매치 평가전서 2-4로 완패했다.
경기력 논란 속에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의 이름까지 거명됐던 대표팀이었다. 이날 내용은 물론 결과까지 형편없이 나온 만큼 대표팀에 쏟아질 비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수비 불안이 참담한 결과를 불렀다. 신태용 감독이 경기 전 "선수들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도 "변형된 포메이션을 들고 나올 것"이라고 말해 이날 경기는 수비진에 더욱 초점이 맞춰졌다.
꾸준히 지적돼오던 대표팀 수비는 김영권(광저우)과 이청용이 좌우 윙백으로 나섰고 권경원(텐진), 장현수(FC도쿄), 김주영(허베이 화샤)이 포진한 3백으로 구성됐다. 
전원 해외파로 구성, 시작부터 다소 어색한 포지션이 보였던 수비는 결국 전반 막판 코너킥 상황에서 첫 실점으로 이어졌다. 표도르 스몰로프에 대한 맨마크를 순간적으로 놓쳤기 때문이다.
스몰로프는 코너킥 순간 재빨리 돌아들어가며 빈공간을 차지했다. 결국 노마크 상태로 편안하게 헤더를 할 수 있었다. 김주영과 김영권이 선수를 놓친 것이 패배의 빌미가 연결됐다
후반 들자마자 김주영은 두 차례나 자책골을 기록했다. 두 번 모두 불가항력적이었다. 빠른 코너킥이 문전으로 날아왔고 수비를 위해 뻗은 발에 맞아 굴절된 공이 어이없는 추가골로 연결됐다.
하지만 김주영의 자책골은 개인만의 잘못이 아니었다. 불안한 수비진의 모습이 단편적으로 드러난 것에 불과했다. 경기 내내 허점을 보여 4실점으로 막은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평가다.
공격진의 결정력 부진은 수비진을 더욱 초조하게 만들었다. 권창훈(디종), 손흥민(토트넘) 등이 스피드를 앞세워 다양한 찬스를 만들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세트피스 찬스 역시 이날 허무하게 날리기 일쑤였다.
반면 이청용에 대한 우려는 말끔하게 해소됐다. 이날 윙백으로 나선 이청용은 소속팀에서 외면을 받아 제대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때문에 오랜만에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이청용이 어떤 경기력을 펼칠지 궁금했다.
이청용은 이날 후반 41분 권경원의 득점을 도왔다. 이청용이 크로스를 날카롭게 올리자 권경원이 문전으로 달려들면서 머리를 갖다댔다. 이 골은 신태용호의 첫 득점이기도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청용은 후방에서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에게 날카로운 땅볼 패스를 연결, 추가점을 도왔다. 자신에게 걸려 있던 여러 우려들을 단숨에 물어던지는 장면이었다. 
이청용은 윙백의 임무에 충실했다. 공격을 삼가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일단 공격으로 돌아서면 공격수에게는 자주 찬스가 제공됐다. 이청용에 대한 우려 불식은 참사에 가까웠던 러시아전에서 유일하다시피한 성과였다. /letmeout@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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