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가 디비전시리즈 2연패로 탈락 위기에 놓였다. 조 지라디(53) 양키스 감독의 지도력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마무리투수 아롤디스 채프먼(29)이 감독을 비판한 SNS에 동의하며 파문을 일으켰다.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포스트'는 채프먼이 지라디 감독을 비난한 SNS 인스트라그램에 '좋아요'를 누르며 동의했다고 전했다. 7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연장 13회 접전 끝에 8-9 끝내기 패배를 당해 2연패로 내몰린 뒤였다.
채프먼은 '시즌 종료 후 지라디와 재계약하지 않길 바란다. 그는 완전히 바보'라는 메시지에 '좋아요(like)'를 누른 사실이 드러났다. 2연패로 위기이지만 아직 디비전시리즈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채프먼의 지라디 감독 비판은 적잖은 후유증이 있을 전망이다.
지라디 감독은 2차전에서 비디오 판독 '챌린지'를 요청하지 않아 역전패를 자초했다. 5회까지 8-3으로 리드한 양키스는 6회말 2사 2·3루 위기에서 투수 채드 그린이 로니 치즌홀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 만루 위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여기서 논란의 장면이 나왔다. 그린의 7구째 공이 치즌홀의 배트 끝에 맞았는지 손에 맞았는지 애매했다. 구심은 '사구'로 판정했지만, 양키스 포수 게리 산체스가 "파울"을 외치며 어필했다. 느린 화면으로 보면 배트끝에 맞은 것으로 나왔지만 그런데 양키스 벤치에선 응답이 없었다.
지라디 감독이 챌린지 타이밍을 놓쳤고, 경기는 그대로 속개됐다. 양키스는 곧 이어진 만루 위기에서 프란시스코 린도어에게 만루 홈런을 얻어맞아 8-7로 쫓겼다. 만약 챌린지를 통해 판정이 번복됐다면 파울팁 삼진으로 이닝이 실점없이 끝났을 것이다. 무엇보다 경기 흐름이 클리블랜드로 넘어갔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지라디 감독은 "우리가 느린 화면을 얻었을 때 1분이 지났다. 챌린지를 할 때 화면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너무 늦었다"며 "그린의 투구 리듬을 흐트러뜨리고 싶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현지 언론의 비난은 멈추지 않았다. 승부처에서 챌린지를 놓쳤고, 결과마저 최악이었기 때문이었다.
뉴욕포스트는 '지라디의 실수는 영원한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ESPN은 '경기장에서 가장 준비가 안 된 지라디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실수를 했다', 야후스포츠는 '지라디의 무능과 오만함', 뉴욕데일리스뉴스는 '5점 리드를 날리며 2차전 패배를 부른 큰 실수'라고 비판을 퍼부었다. 여기에 채프먼까지 SNS를 통해 지라디 비난에 동의하며 설자리가 좁아졌다.
지난 2006년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한 지라디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10년째 양키스를 이끌고 있다. 지난 2009년 월드시리즈 우승 포함 3번의 지구 우승을 차지했지만 2013년부터 5년 연속 지구 우승에 실패했다. 10시즌 통산 성적은 1620경기 910승710패 승률 5할6푼2리. 올 시즌 끝으로 양키스와 4년 계약기간이 만료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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