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의 4번째 '가을이야기'가 진행 중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SK를 완파하고 롯데와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를 시작한다.
포스트시즌에서 사상 첫 '부마 더비'가 성사돼 부산-경남 지역에선 '가을야구' 축제를 만끽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승자는 NC가 될 것이다.(롯데 팬에게는 미안하지만) 팀 역사는 짧지만 NC는 단기간에 강팀으로 성장했고, 롯데와의 매치업에서 유리한 점도 많다.
# 큰 경기는 경험
NC는 2014년 이후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NC 선수단 전체가 가을야구 경험을 쌓았다. 한 경기에 쏟아붓는 집중력과 체력이 시즌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단기전에선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매 타석, 수비 하나의 결과에 따라 흐름과 분위기가 바뀌는 포스트시즌의 무게감은 경험치에 따라 부담감을 덜고 능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NC는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 등 산전수전을 겪은 베테랑도 많은데다 팀의 주축을 이룰 나성범, 박민우, 모창민 등도 가을야구에 익숙해졌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박석민도 있다. 지난해 첫 포스트시즌에서 긴장에 억눌렸던 장현식, 구창모 등 젊은 투수들도 한 뼘 더 자랐다.
김경문 감독은 “4년째 가을야구를 경험하는 선수들이니,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하는지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고 여유를 보였다.
# 4위 부담 덜었다
NC는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치열한 3위 경쟁을 벌였지만 아쉽게 0.5경기 차이로 4위로 밀렸다. 그리곤 충분한 휴식없이 바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하지만 지난 5일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SK를 10-5로 완파하고 한결 부담을 덜었다. 1경기로 끝낸 덕분에 선발 투수를 아꼈고,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에이스 해커가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 선발 매치업에서 롯데에 밀릴 것이 없다. 2차전 토종 선발(장현식 또는 이재학)이 나서고, 홈에서 벌어지는 3차전에는 맨쉽이 선발로 나온다. 1승1패로 3차전을 맞이한다면, NC가 더 유리한 선발 로테이션이다.
초반 타자들의 홈런포가 터지면서 여유있게 리드, 불펜 투수들도 큰 부담없이 적당히 실전 감각을 유지하고 준플레이오프에 올라왔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전력 소모, 체력 부담이 거의 없었고, 롯데와 1차전부터 제대로 된 전력으로 맞붙게 됐다.
# 뛰어난 벤치 능력
단기전에선 순간순간 바뀌는 경기 흐름에 개입하는 감독 및 벤치 능력이 중요하다. 정규시즌과 똑같은 경기 운영은 자칫 흐름을 놓칠 수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SK는 초반 부진한 선발 켈리를 3회까지 마운드에 뒀다가 8실점 패착으로 끝났다.
감독이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도 하고, 믿음을 고수하기도 해야 한다. 두 가지를 적절하게 운용하는 것은 결국 경험에서 비롯된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3차례 차지한 메이저리그의 브루스 보치 SF 감독은 단기전 비결로 "올인이다. 쏟아부어야 한다"고 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국제대회 베이징올림픽을 경험했고 올해로 10번째 포스트시즌을 맞이한다. 현역 최다승 감독이자, 벤치 수싸움은 인정받는 감독이다.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이 10번째인데, 갈수록 배짱이 줄어드는 것 같다. 처음 하는 것처럼 배짱 있게 해보겠다"고 말했다.
반면 조원우 롯데 감독은 2년차, 포스트시즌은 처음이다. 조 감독은 "그렇게 떨리지 않고, 부담도 크지 않다"고 말했지만, 1차전 1회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심장 박동은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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