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마 더비', '부경 축제' 롯데와 NC의 준플레이오프가 8일 시작된다. 사상 첫 부산-마산을 오가는 포스트시즌은 흥미거리가 다채롭다. 시리즈 전체를 가르는 승부처는 NC 투수들이 롯데 이대호를 막느냐, 못 막느냐가 될 것이다.
일년 만에 달라진 롯데의 중심에는 한국으로 복귀한 4번타자 이대호가 있다. 지난해 NC 상대로 1승15패 수모를 당했던 롯데가 올해 9승7패로 우위와 함께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한 것은 이대호의 존재감 덕분이다.
조원우 롯데는 감독이 시리즈를 앞두고 키플레이어로 꼽은 선수도 이대호다. 그는 "이대호가 미쳐줬으면 좋겠다. 일년 내내 중심을 잡아준 선수다. 가을야구에서도 이대호가 잘해주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대호는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 34홈런, 111타점을 올리며 타선을 이끌었다. 특히 NC 상대로 16경기에서 타율 3할8푼2리(55타수 21안타), 5홈런, 14타점, 10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시즌 OPS(출루율+장타율)는 .924. NC 상대로는 OPS가 1.133으로 더 높았다. 3~4차전이 벌어질 마산구장에선 타율 4할7리(27타수 11안타), 2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4번타자는 모든 투수에게 경계 대상이지만, 이대호가 NC를 대하는 자세는 더욱 남다르다. 올해 초 롯데 복귀와 함께 "지난해 롯데가 NC전 성적이 좋지 못했다. 올해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며 분위기를 잡았고, 앞장 서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이대호 개인 성적 뿐만 아니라 주장인 그가 동료들에게 전할 파급력은 NC가 가장 경계할 일이다.
테이블세터 전준우-손아섭이 출루한다면, 이대호에게 어떻게든 찬스가 만들어진다. 이대호의 장타력이 터진다면 롯데는 쉽게 득점 공식이 가능해진다. NC전 9볼넷을 얻은 이대호가 출루한다면, 공수의 또 다른 키플레이어 7번 번즈에까지 찬스가 연결될 수 있다. 이대호 앞뒤로 포진할 최준석(타율 .133)와 강민호(타율 .186)이 NC전 성적이 안 좋아 이대호 타석에서 결과가 분수령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NC 투수들은 이대호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준PO 엔트리에 포함된 NC 투수 12명 상대로 이대호의 성적은 51타수 20안타, 타율 3할9푼2리로 더 올라간다.
김경문 NC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이대호한테 올 시즌 많이 맞아서 우리가 4위를 했다. 이대호를 우리 투수들이 잘 막아야 한다"며 가장 경계할 타자로 주저없이 꼽았다.
1차전 선발 투수인 해커 상대로 7타수 3안타(.429)다. 2차전부터 선발로 나올 장현식(8타수 3안타) 맨쉽(8타수 4안타 1홈런), 이재학(6타수 2안타 1홈런) 상대로도 이대호는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NC 선발 투수 공략에 이대호의 역할이 중요하다.
경기 후반 나올 NC 불펜진에도 강한 편이다. 이민호(2타수 2안타 1홈런), 원종현(2타수 1안타), 임창민(3타수 1안타 1홈런), 정수민(1타수 1안타 1홈런)에 자신감이 있다.
김진성(2타수 무안타) 구창모(5타수 1안타) 최금강(7타수 2안타) 상대 타율이 낮다. 표본은 적지만 포크볼이 주무기인 김진성, 포심+슬라이더가 주무기인 구창모(좌완), 최금강이 이대호 상대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이대호는 시즌 중반 몸쪽 공에 다소 약점을 보였으나, 타격 자세를 미세하게 조정해 몸쪽 공에 대응했다. NC 투수들은 유리한 카운트를 잡고서 낮게 제구되는 변화구 유인구로 이대호의 타이밍을 무너뜨리거나 헛스윙을 유도해야 한다.
그렇다고 노림수에도 강한 이대호 상대로 쉽게 스트라이크를 잡으려 하다가는 일발장타를 맞을 위험을 조심해야 한다. 집중력이 달라지는 단기전, 허투루 상대할 타자도 없지만 4번타자 이대호 상대로는 초집중으로 상대해야 한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