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이대호vs스크럭스 '부마 더비', 킬러 손에 달렸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07 06: 05

사상 첫 포스트시즌 '부마 더비'. 롯데와 NC의 준플레이오프 맞대결 향방은 킬러들의 손에 달려있다.
롯데와 NC는 8일부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맞대결을 치른다. 시즌 최종전까지 알 수 없던 순위 싸움은 결국 롯데가 3위, NC가 반 경기 뒤진 4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NC는 5일 SK를 홈으로 불러들여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10-5 완승으로 장식했다. 마운드 소모가 적어 4위의 불리함이 크지 않은 상황. 롯데와 NC는 그야말로 진검 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롯데는 지난해 NC 상대로 1승15패 절대 열세를 드러냈다. 그러나 올해는 9승7패로 그 전적을 뒤집었다. 만일 롯데가 NC에 지난해와 비슷한 성적을 거뒀다면 올해도 가을야구는 쉽지 않았다. 반면, NC로서는 지난해 승패 마진 '+14'를 벌었던 롯데 상대로 '-2'에 그치며 4위에 머물렀다. 정규시즌 강세를 유지하려는 롯데, 설욕을 노리는 NC는 모두 상대 전적 극강의 '킬러'들을 믿고 있다.

▲ "올해는 NC를 어떻게든 이기게…" 약속왕 이대호
"지난 시즌 롯데가 NC에 좋지 못했던 것을 알고 있다. 올해는 그렇게까지 지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이기게 준비할 것이다". 롯데에 6년 만에 돌아온 이대호의 입단 기자회견에서 나온 다짐이었다. 그리고 이대호는 그 약속을 지켰다.
시즌 팀 타율 2할8푼5리, 743득점의 롯데는 NC를 만나면 팀 타율 2할5푼4리로 힘이 떨어졌다. 하지만 이대호와 전준우가 쌍끌이로 타선을 이끌었다. 이대호는 NC 상대 16경기에 모두 나서 타율 3할8푼2리(55타수 21안타), 5홈런, 14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OPS(출루율+장타율)는 0.924. NC를 만나면 OPS는 1.133으로 훌쩍 뛰었다. 롯데 팬들에게 첫 인사를 건넸던 자리에서 내걸었던 약속을 스스로 지킨 셈이었다.
다섯 개의 홈런도 NC 마운드의 주축들을 상대로 때려냈다. 이재학과 제프 맨쉽, 이민호, 정수민, 임창민이 그 희생양이었다. 선발등판이 유력한 맨쉽과 이재학은 물론 NC 불펜의 축 이민호와 임창민도 이대호를 쉽사리 넘어서지 못했다.
그 뒤는 전준우가 버틴다. 올 시즌 사실상 군 복귀 시즌을 치르고 있는 전준우는 NC 상대 13경기에서 타율 3할9푼6리(53타수 21안타), 3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OPS는 1.1087. 시즌 성적(0.873)보다 0.2 이상 높다.
다만, 롯데는 다른 주축 선수들의 NC전 부진이 걱정거리다. 리그 최다 안타를 기록한 손아섭(16경기 타율 .286)은 물론 앤디 번즈(10경기 .231), 강민호(13경기 .186), 최준석(13경기 .133) 등 모두 아쉬움을 남겼다. 이대호와 전준우 '투맨쇼'가 기대대로 터지더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 롯데로서는 이대호와 전준우가 평소의 감을 유지한 뒤 다른 이들의 반등을 기대해야 한다.
▲ '4할타' 손시헌-'집중력 저하' 나성범, 엇갈린 희비
NC 역시 롯데와 마찬가지로 정규시즌 팀 타율(.293, 리그 3위)보다 낮은 롯데전 타율(.286)이 조금 아쉽다. 그러나 롯데 상대 팀 타율 리그 2위에 해당한다. 그리 약하지만은 않았던 것. 그 중심에는 재비어 스크럭스가 있다. 스크럭스는 올 시즌 롯데전 12경기에 나서 타율 3할2푼6리(43타수 14안타), 6홈런, 14타점을 기록했다. OPS는 1.245로 정규시즌 성적(0.997)보다 좋았다. 롯데의 '클로저' 손승락과 '외인 에이스' 브룩스 레일리 상대로 홈런 한 개씩을 뽑아낸 바 있다.
사실 롯데전 성적이 가장 좋은 이는 손시헌이다. 손시헌은 올 시즌 롯데전 12경기에서 타율 4할4푼7리(38타수 17안타), 10타점을 기록했다. OPS는 무려 1.054에 달한다. 손시헌의 올 시즌 팀별 성적 중 가장 높은 타율과 OPS다. 손시헌은 올 시즌 개막 앞둔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롯데와 8승8패만 해도 억울할 것이다"라는 발언으로 홍역을 치렀다. 지난해 15승1패를 거둔 팀의 자신감이었지만 5할 승부 실패로 롯데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본인은 롯데전에서 분전했지만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이외에도 권희동(16경기 .393, 5홈런, 13타점)과 모창민(16경기 .300, 6홈런, 16타점) 역시 OPS 1을 넘기며 장타력을 맘껏 뽐냈다. 스크럭스를 중심으로 모창민과 권희동은 롯데 상대로 언제든 장타를 때려낼 수 있다. 권희동은 시즌 19홈런 중 5개를, 모창민은 17홈런 중 6홈런을 롯데전에 집중시켰다.
고민거리는 나성범이다. 나성범은 나성범은 올 시즌 롯데전 13경기에 나서 타율 2할8푼3리(53타수 15안타), 2홈런, 5타점에 그쳤다. OPS는 0.786. LG전(.277, OPS 0.766) 다음으로 쩔쩔 맸다. 비단 올 시즌만의 문제는 아니다.
나성범은 1군 데뷔 시즌인 2013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롯데전 73경기에 나서 타율 2할7푼8리, 5홈런, 42타점에 그쳤다. 상대팀 중 최저 타율, 최소 홈런이다. 올 시즌 범한 8개의 실책 중 4개를 롯데전에서 기록했다. 타율 자체가 심각할 만큼 저조한 건 아니었지만 여러 모로 승부의 균형추를 롯데 쪽으로 내준 순간이 많았다. SK와 와일드카드 경기에서 드러났듯 NC의 중심은 결국 나성범이 잡아야 한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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