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PS 경험 열세?’ 롯데, 가을야구 리허설은 완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0.07 06: 05

5년 만에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롯데 자이언츠다. 관심도 집중됐고, 후반기 상승세로 인해 기대감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하는 기간 동안 선수단은 점진적으로 젊어지면서 가을야구 기억과 경험이 옅어진 것이 걱정과 위험요소로 대두되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고 리허설조차 치르지 못했느냐. 그것은 아니다. 롯데는 후반기 이미 숱한 경기들을 통해서, 가을야구 리허설을 끝마쳤다.
롯데의 준플레이오프 직행은 후반기 대반전의 결과물이다. 후반기 39승18패1무(승률 .684)의 성적은 두산 베어스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성적이었다. 승리가 쉽게 따라온 것은 아니다. 후반기 롯데는 거의 대부분의 경기를 접전의 승부를 펼쳤고, 기어코 경기를 가져왔다.
롯데가 올 시즌 거둔 승리(80승)의 절반 이상인 43승이 역전승이었다. 후반기로 범위를 좁힐 경우 22승을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후반기에 7회까지 뒤진 20경기 중 5경기를 뒤집어내는 등 뒷심 역시 뛰어났다. 조원우 감독은 정규시즌을 마무리 하면서 “접전의 경기들을 승리로 따내면서 선수들에 큰 자신감으로 이어졌다”고 말하며 접전의 승리들이 결국 팀의 상승세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후반기의 험난했던 시작이 달콤한 결실을 맺게 했다. 첫 21경기를 모두 3점 차 이내의 접전 승부를 펼쳤다. 1점 차 경기 10번, 2점 차 경기 5번, 3점 차 경기 5번, 무승부 1차례가 있었다. 이 21경기에서 롯데는 12승8패1무로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이 올 시즌 롯데의 팀 컬러가 바뀌는 모멘텀이기도 했다. 타선보다는 투수진의 힘, 그리고 경기 막판의 뒷심을 발휘하며 지키는 야구와 함께 역전의 명수로 거듭났다. 21경기 중 10번의 역전승으로 팀은 경기를 거머쥐었다.
결국 근소하게 거둔 승리, 역전으로 일군 승리들이 선수들의 가슴에 커다란 자신감을 심어줬다. “쉽게 지지 않을 것 같다”, “역전승만큼 팀 분위기를 바꾸는 데 좋은 것은 없다”, “뒤지고 있어도 투수진이 막아주면 타선이 곧 뒤집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는 선수단 전체의 믿음과 신뢰가 퍼진 것도 이 시기다.
결국 고난의 시기를 견뎌낸 롯데는 이후 투타 모두 탄력을 받으며 시즌 마지막 37경기에서 완벽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27승10패(승률 .730)의 파죽지세로 순위를 한 단계씩 끌어올려 3위 자리까지 올랐다. 이 기간 동안 롯데만이 유일한 7할 승률 팀이었다.
경기 양상들을 보면 후반기에 치른 경기들의 대부분이 포스트시즌의 경기 흐름과 비슷했다. 타선의 부진으로 인한 점수의 기근이 있었고 대신, 투수들이 강세를 보인 뒤 막판 뒷심으로 경기를 해결하는 경기들을 연거푸 연출했다. 또한 7위에서 시작한 후반기였기에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선 매 경기를 절실하게 임해야 했고,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하는 집중력을 보여야만 했다. 한동안 가을야구 경험이 없던 중견급의 선수들, 그리고 신진급 선수들은 후반기를 통해 가을야구를 떠올렸다. 결국 포스트시즌을 치른 것과 진배없는 정규시즌 막판이었다.
준플레이오프 상대인 NC는 올해까지 최근 4년 연속 가을야구를 경험하면서 주축인 젊은 선수들의 가을야구에 익숙해졌다. 단판 승부 격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경기를 풀어간 것은 나성범과 박민우 등 20대의 선수들이었다. ‘동생 구단’이지만 NC가 롯데의 가을야구 경험에 앞선다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이다. 하지만 롯데는 가을야구 못지않은 치열한 경기들을 통해 가을야구에 대한 상상을 스케치로 옮겼고 앞으로 눈앞에 진짜 펼쳐질 ‘사직의 가을’을 기다리고 있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