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에서 승부를 가르는 대표적인 변수는 실책이다. 결정적인 장면에서 실책은 투수의 피칭에 영향을 끼치거나, 경기 흐름을 단번에 바뀌게 한다. 물론 가장 뼈아픈 실책은 곧장 실점이 되는 경우다.
롯데와 NC의 준플레이오프에선 내야 사령관인 번즈(롯데)와 손시헌(NC)가 이끄는 수비 대결도 눈길을 모은다. 의외의 승부처가 될 수도 있다.
번즈는 6월초 옆구리 근육 파열로 한 달 동안 부상 공백이 있었지만, 116경기에서 타율 3할3리 15홈런 57타점 71득점를 기록했다. 번즈의 진가는 내야 수비다. 공격 못지 않게 팀 공헌도가 크다.
번즈는 2루에서 넓은 수비 범위로 1~2루 사이와 2루 베이스쪽의 안타성 타구를 걷어낸다. 안정된 송구와 유격수와의 더블 플레이, 경기 흐름을 읽는 눈과 내야 전체를 보는 시야도 좋다. 후반기 수 차례 수비에서 명장면으로 승리 수훈갑이 됐다. 번즈는 실책 8개, 수비율은 .985이다.
번즈가 내야에서 중심을 잡으면서 롯데는 최소 실책(86개) 명예를 안았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번즈로 인해 내야진이 안정됐다"고 수 차례 칭찬했다. 외국인 타자를 수비 좋은 내야수로 뽑은 효과를 제대로 누렸다. '수비 요정' 번즈의 존재감은 유격수 문규현, 3루수 황진수까지 수비 안정감이 전파되고 있다. 단기전에서도 번즈의 기민한 수비는 벤치를 안심시킬 것이다.
손시헌도 유격수 수비에서 안정감이 있다. 한국시리즈 15경기를 비롯해 포스트시즌 54경기를 뛴 베테랑이다. 큰 경기 경험이 많고, 잔실수가 적은 편이다. 올 시즌 손시헌은 실책 10개, 수비율은 .978이다.
NC가 올해 108개로 팀 실책이 다소 많아졌지만, 단기전에선 경험 많은 손시헌이 내야진을 잘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뛴 3루수 박석민, 젊은 2루수 중에서는 선두주자인 박민우와 탄탄한 내야진을 꾸린다.
손시헌은 9월 이후로는 타율 4할2푼6리(68타수 29안타)로 KBO리그 전체 타자 중 1위였다. 장타율도 .618로 높았다. 시즌 성적도 비록 규정타석(446타수)을 채우지 못했으나, 타율 3할5푼(391타석) 45타점 32득점 OPS .833으로 좋은 성적을 보였다. SK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매끄러운 수비와 함께 3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번즈와 손시헌은 안정된 수비가 우선이지만, 나란히 하위타순에서 한 방도 기대된다. 번즈는 3할 타율, 손시헌은 가을야구를 앞두고 타격감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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