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①] '남한산성' 감독 "이병헌X김윤석 캐스팅, 처음부터 생각했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10.08 14: 42

영화 ‘남한산성’이 개봉한지 5일 만인 7일 관객 263만 2159명(영진위 제공·이하 동일)을 돌파하며 추석 연휴 스크린 강자로 떠올랐다. 사실 이 같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심리는 개봉 전부터 영화계와 예비 관객들 사이에 퍼져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공지영 작가의 소설을 영화화해 466만 2914명의 관객을 동원한 ‘도가니’, 유쾌하고 따뜻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며 865만 9725명의 관객을 모은 ‘수상한 그녀’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연출력을 선보이며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황동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김훈 작가의 인기소설 ‘남한산성’을 영화화했는데 시대정신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김훈 작가의 바람이 황 감독에 의해 새로운 숨결이 담긴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황동혁 감독은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남한산성’은 원작이 탄탄하다는 장점이 있기에, 김훈 작가님의 깊이 있는 이야기를 각색을 통해 옮기는 작업은 어렵지 않았다”며 “규모가 큰 대작이다 보니 촬영횟수가 90회 차가 넘었고 제작하는 데도 충분한 기간이 필요했다. 특히 전투 신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화친을 주장하는 이조판서 최명길(이병헌 분)과 끝까지 맞서 싸워 대의를 지켜야 한다는 예조판서 김상헌(김윤석 분), 왕 인조(박해일 분)뿐만 아니라 백성을 대표하는 서날쇠(고수 분), 모든 인물 하나하나에 매료됐다고 했다.
황 감독은 “김상헌과 최명길의 설전이 담겼던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전달하고 싶었다. 더불어 인조, 서날쇠, 이시백도 존재의 정당성이 있는 인물이라 모두 다 담아내고 싶었다”며 “이 영화에서 극적인 사건은 크게 없다. 충신들의 말이 어떤 지점에서 모여서 터지는 플롯과 내러티브가 중심이다. 그래서 말의 높낮이, 말의 힘을 조절해줄 수 있는 배우들이 필요했다. 그만큼 캐스팅이 중요했기에 고심했다”고 설명했다.
최명길과 김상헌을 연기한 두 배우에 대해 황 감독은 “이병헌과 김윤석 배우의 캐스팅은 처음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다른 작품에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조합을 이뤄보고 싶었다”며 “진짜 오랜 시간 연기를 해왔던 두 사람이지만 같은 작품에서 만난 적은 한 번도 없더라. 너무 신선하고 좋은 그림이 나왔다”고 만족했다.
보통 소설이 영화화되면 텍스트로 맛본 감동과 놀라움이 반감되긴 했지만, ‘남한산성’은 소설 속 인물들의 대사와 장면들을 비교적 충실하게 되살렸다.
“‘남한산성’은 70만부나 팔린 스테디셀러이자 베스트셀러다. 물론 일부에선 잘 읽히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다. 말 자체가 어려운 데다 시간의 흐름을 통해 쓰인 게 아니라서 한 호흡을 통해 읽히지 않는다는 거다. 저는 처음에 한 번 읽고 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한 번 더 읽으면서 한층 더 매료됐다. 그래서 각색할 때 중점을 둔 것은 병자호란 47일 동안의 긴장감을 통해 마지막까지 한 호흡으로 달려가게 할 것인가 였다.”
순간의 치욕을 견디고 화친을 통해 후일을 도모하려 하는 주화파 이조판서 최명길과 청에 끝까지 맞서 싸워 대의를 지키고자 하는 척화파 예조판서 김상헌. 두 신하의 날카로운 논쟁과 갈등은 400여 년이 흐른 현재에도 공감할 수 있는 깊은 울림과 메시지를 전한다.(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purplish@osen.co.kr
[사진] CJ E&M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