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TV] '내방 안내서' 손연재, 체조요정의 악플과 선플 사이...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7.10.06 07: 35

뻔하고 뻔한 요즘 TV에서 신선하고 기발한 예능 프로가 첫 걸음을 내디뎠다. 제목부터 특이하다. '내 방을 여행하는 낯선 이를 위한 안내서'라니. 비슷한 제목의 베스트셀러가 떠오르지만 내용은 전혀 딴 판이다. 스님, 배우, 개그맨, 전직 체조요정 등 묘한 조합의 생면부지 셀럽들이 주인 떠난 낯선 방에서 타인의 일상을 체험하는 이야기다. 
SBS 새 예능 '내 방 안내서'(연출 백시원)가 5일 첫 방송에서 박신양, 손연재, 혜민 스님 그리고 박나래를 차례로 등장시키며 기상천외한 여행길에 올랐다. 특히 주목을 모은 출연자는 손연재. 이제 24살인 그는 지난 해 리듬체조 국가대표에서 은퇴했다. 국민 체조요정의 애칭도 그 새 잊혀지고 벌써 사라지는 중이다. 
누구에게나 새 출발은 서툴고 두렵지만 손연재에게는 무시무시한 악몽에 가깝다. 본인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갖가지 소문에 휩싸인 상황에서 평벙한 학생으로 돌아갔기 때문. 그는 최근 패션지 '인스타일'과의 인터뷰에서 "학교 생활에 푹 빠져서 그 동안 즐기지 못했던 일상을 즐기고 있다"며 "이런 상황(조기 은퇴)이 한편으로는 리듬체조 선수가 가진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20대 초반까지 인생과 그 이후에 또 다른 인생을 살아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 일 일까?”라고 성숙한 내면을 드러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인기 걸그룹 멤버 이상의 팬덤을 갖고 있던 그가 지금은 온갖 악플 공세에 시달리는 중이다. '내방 안내서' 백 PD도 손연재를 캐스팅하면서 이 점을 고민했다. 
그는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연재 씨가 현재 삶의 기로에서 경험하는 개인적인 고민들이 시청자들의 고민과도 맞닿아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은퇴 이후 방송활동이나 작년에 일어난 일련의 정치적 사태에 연루된 것에 대해서 안 좋은 시선으로 보는 시청자들이 있어서 상처를 많이 받았지 않았겠나"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털어놨다.
백 PD는 "손연재 자신이 그런 루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대처해 나가는지 여행을 통해서 좀더 고민을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 여행에서 만난 인연들이 그녀의 고민에 도움을 많이 준 것 같다"고 했다.  
손연재도 인스타일 인터뷰에서 비슷한 마음을 토로한 바 있다. “하고 싶은 것이 많아요. 이제껏 평범하게 보고 겪지 못했던 부분을 색다른 시선에서 바라볼 여유가 이제 생겼어요. 인생을 배우고 있는 시기인 만큼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이날 세 번째 방 주인으로 나선 손연재는 "은퇴 후 살이 쪄 고민"이라고 했다. 과자와 빵, 그리고 술 등 국대 시절 금기였던 맛있는 음식들에 푹 빠져서 살고 있다. 말 그대로 평범한 여대생의 일상이었지만 관련 기사와 영상들에 쏟아진 악플 공세는 매서웠다. 이런 고난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도 손연재 앞 또 다른 인생의 숙제인 셈이다. 결국 한 개인의 삶은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질 터이니.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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