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만나기도 힘든데 벌써 두 번째 만남이다. 배우 라미란과 신린아가 나이 차이를 불문하고 불꽃 튀는 케미스트리를 일으켰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덕혜옹주’(감독 허진호)에서 라미란과 신린아는 각각 덕혜옹주를 보살피는 보모 복순, 어린 덕혜옹주 역을 맡아 연기 호흡을 펼쳤다. 인연이 있던 두 사람은 KBS2 드라마 ‘2017 드라마 스페셜-정마담의 마지막 일주일’(이하 정마담)에서 재회했다. 이번엔 술집 여자 정마담과 새 아빠의 폭력에 노출된 박은미로서 애틋한 우정을 보여줬다.
지난해 단막극 극본 공모전을 통해 당선된 ‘정마담’은 공소시효 만료를 앞둔 범죄자 정마담과 계부에게 이용당하는 10살 꼬마 어린이의 사랑과 우정을 담은 휴먼 드라마이다. 조폭 두목의 돈 가방을 들고 서울로 도망쳐 7년이라는 공소시효 기간 동안 숨어 살던 정마담은 만료 일주일 전, 뜻밖에 은미를 만나 경찰에 검거 위기를 무릅쓰고 아이를 가정 폭력에서 구해주는 스토리를 그렸다.
‘응답하라 1988’ ‘막돼먹은 영애씨’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돌아와요 아저씨’ 등 브라운에서 주로 코믹하고 우스꽝스러운 캐릭터를 주로 맡아오던 그녀가 돈과 야망에 집중한 사기꾼으로서, 감정 연기와 복잡한 심리를 보여줬다. 말이 필요 없는 연기 내공은 이야기 속 묵직한 무게 중심을 이뤘다.
함께한 성인 연기자들로부터 ‘연기 천재’라는 칭찬을 받아온 신린아는 이번에도 발군의 연기력을 발휘했다. 어린 나이지만 늘 경험한 것에 몇 배에 달하는 감정 연기를 보여주는 신린아는 매력을 뽐내며, 어른들 못지않은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작품 속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라미란과 신린아라는 ‘연기파 배우’는 전작에서 보여준 연기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마다 늘 새롭고 신선한 캐릭터로서 매력을 발휘하고 있다. 두 여배우가 터뜨리는 감동의 폭발력이 ‘정마담’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purplish@osen.co.kr
[사진] ‘정마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