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③] 이병헌 "아내 이민정이 '남한산성' 보고 울더라"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7.10.05 11: 00

(인터뷰②에 이어) 올 추석 연휴, '월드스타' 이병헌이 또 다시 극장가를 평정하고 있다. 영화 '남한산성'(감독 황동혁)에서다. 요즘 그의 감사 인사에 늘 빠지지 않는 말이 있다. 바로 아내 이민정에 대한 애정과 고마움이다. 그렇게 대한민국 스타 커플의 사랑은 깊어만 가고 있다.
지난 2013년 웨딩마치를 함께 한 이병헌과 이민정은 슬하에 아들을 둔, 벌써 햇수로 5년차 부부다. 그럼에도 갓 결혼한 신혼부부처럼 알콩달콩 즐거운 인생을 살고 있다.  
이병헌은 최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아내가(시사회에서) ‘남한산성’을 보고 슬퍼서 많이 울었다고 하더라. 감명을 받은 것 같다”라며 "제가 작품의 출연을 결정할 때는 이야기가 인물을, 인물이 이야기를 이끌고 간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처음에 이 작품이 나에게 울림을 줬는지 아닌지가 출연을 결정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병헌은 ‘열일’중이다. 그가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싱글라이더’ 이후 8개월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데 이어 이번에는 픽션 없이 역사적 사실에 정통한 사극 ‘남한산성’으로 추석 연휴 대목 극장가를 꿰뚫고 있다.
‘남한산성’은 김훈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로, 조선 인조 14년에 발발한 병자호란 시기에 47일 동안 남한산성에 갇힌 왕 인조와 충신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읽을 때는 객관적으로 읽게 되는데, 어느 캐릭터에도 치우침이 없었다. 내가 도대체 누구에게 마음이 가는지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치우침이 없다는 게 처음 겪어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누구에게도 치우친 감정이 없었다는 게 처음이라서 자칫 잘못했다간 위험할 수도 있겠다 싶었죠. 영화가 선과 악의 대립이 있어서 그것을 응징하는 게 대부분이지 않나요? 하지만 이번 작품 속 캐릭터 모두가 정당성이 있어서 모두에 설득되는 과정이 반복됐습니다. 그게 이 시나리오의 매력이 아닐까 싶었죠.”
최명길은 순간의 치욕을 견디고 청과의 화친을 주장하는 주화파 이조판서이다. 그의 반대편에 선 척화파 예조판서 김상헌(김윤석 분)과 의견 대립으로 갈등한다.
이병헌은 작품에서 어떤 캐릭터(어떤 배우)가 관객들에게 더 훌륭하게 보일지에 대한 계산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는 이번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메시지가 주는)울림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 '남한산성'은 큰 울림을 줬다. 슬픈 영화 가운데도 여러 가지의 슬픔이 있지 않나. ‘남한산성’의 경우에는 그 어떤 영화보다 슬픔의 깊이와 크기가 컸다. 사실로 지나간 역사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 안타까웠다는 생각도 든다"고 간결하게 답했다.
이병헌은 “예술 영화를 찍더라도 기본적으로 많은 관객들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누구나 갖는다. 하지만 그게 작품 선택에 중요한 요인이 돼선 안 된다는 마음이다. 많은 관객이 드는 것은 행복한 일이지만, 이 영화가 정말 좋은 영화라는 평가를 듣는 게 더 좋다. 천만돌파 기대보다 좋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천만을 넘는다는 것은 축하할 좋은 일이지만, 정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첫 만을 넘고 (사람들의)머릿속에서 이야기와 이미지가 날아 가버리는 것보다 계속 회자되고 그만의 정서가 남아있는 게 더 나은 거 같다”는 속마음을 전했다./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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