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1] ‘1차전 약세’ SK, 타격감 회복이 절대 과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0.05 07: 04

2015년 도입된 와일드카드 결정전 제도는 5위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홈 이점을 가진 4위 팀은 2경기 중 한 경기만 패하지 않으면 된다. 반대로 5위 팀은 무승부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두 경기를 모두 잡아야 한다. 뒤가 없는 승부다.
2015년과 2016년 5위를 기록했던 SK와 KIA는 모두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확률 싸움을 엎지 못했다. 2015년 당시 넥센에 1차전에서 패하며 ‘조기 탈락’의 아쉬움을 곱씹은 SK는 다시 이 높은 문턱에 도전한다. 그런데 올해는 경기 대비 자체는 5위가 더 수월했다는 점에서 다소 희망적인 요소가 있다. “이런 조건이 다시 나오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SK는 일찌감치 5위를 확정지었다. 그렇다고 3위나 4위가 될 가능성도 없었다. 5위로 순위가 고정되어 있다 보니 긴 호흡을 가지고 이번 경기를 준비할 수 있었다. 반대로 NC는 최종전까지 롯데와 3위 다툼을 벌였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다소간 힘이 빠졌음은 물론, 4위로 떨어졌다는 상실감도 제어해야 한다. 1차전 선발 매치업도 뒤질 것은 없다. 올해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하나였던 메릴 켈리의 출격이 예고되어 있다.

관건은 1차전 징크스를 깨는 것, 그러려면 타격이 올라와야 한다. SK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업을 세웠다. 그러나 시리즈 첫 판에서는 다소 약한 모습을 보였다. 2007년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두산에 0-2로 졌고, 2008년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두산에 2-5로 졌다.
2009년 플레이오프 1차전 역시 두산에 2-3으로 아쉽게 패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KIA에 3-5로 졌다. 2011년에는 시리즈마다 1차전은 다 내줬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KIA에 1-5 패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롯데에 1-4 패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삼성에 1-2로 졌다. SK가 시리즈 첫 판에 웃은 것은 2010년 한국시리즈, 2012년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정도다. 가장 근래인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도 넥센에 져 가을야구를 한 경기만에 마감했다.
스코어에서 볼 수 있듯이 SK가 유독 1차전에 약했던 것은 점수가 충분히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2점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5전 3선승제, 7전 4선승제에서는 첫 판 패배를 뒤집을 기회가 있지만 5위로 올라간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다르다. 득점력은 올해도 불안요소가 있다. 주축 타자들의 타격감이 완벽하게 살아나지 않은 상태로 시즌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막판으로 갈수록 힘을 찾아간 NC와는 다소 대비되는 상황이다.
SK는 시즌 막판 타격감 유지에 애를 먹었다. 중간에 8일이라는 큰 휴식이 있었던 것이 컸다. 트레이 힐만 감독도 “8일을 쉰 뒤 최고 수준 투수들의 공을 곧바로 공략하기는 어렵다”고 우려했다. 실제 SK는 8일을 쉰 뒤 가진 3경기에서 득점력이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했다. 9월 29일 롯데전에서는 2점, 30일 한화전에서는 4점, 그리고 최종전인 10월 3일 두산전에서는 3점을 기록했다. 
NC는 SK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다. 타선의 짜임새도 마찬가지다. SK가 2~4점으로 승리를 가져갈 상황은 일단 배제하고 경기에 나서는 것이 옳다. 일단 푹 쉰 마운드는 그렇게 비관적이지 않다. 1차전 선발 켈리의 기세도 믿어볼 수 있다. 결국 타자들이 얼마나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시리즈 향방이 달렸다. 타자들이 시즌 때처럼 홈런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느냐, 혹은 힐만 감독의 짜내기 용병술이 얼마나 먹히느냐 등이 관전 포인트다.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으로 정면돌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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