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에서 팀의 1선발 중책을 맡은 제프 맨쉽(NC 다이노스)은 그동안 팀의 기다림에 보답하는 투구를 펼칠 수 있을까.
맨쉽은 5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정규시즌 막판 롯데 자이언츠와 3위 경쟁을 치르면서 다소 힘을 뺐던 NC였다. 결국 최종전에서 4위로 내려앉아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홈 어드벤티지, 그리고 1승 선점이라는 절대적인 이점이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1승만 거두면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는 상황에서 NC는 확실한 에이스 카드인 에릭 해커가 아닌 맨쉽에게 포스트시즌 1선발의 중책을 맡겼다.
맨쉽은 올 시즌 21경기 등판해 12승4패 평균자책점 3.67의 기록을 남겼다. 기록 상으로는 외국인 선수로 수준급의 활약을 펼쳤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맨쉽이 올 시즌 소화한 이닝은 112⅔이닝에 불과하다.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했고, 경기 당 평균 소화 이닝은 5⅓이닝에 그쳤다. 이닝 소화력이라는 외국인 투수의 최우선 덕목에 부합하는 시즌을 보내지 못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한 맨쉽은 올 시즌 팔꿈치 근육 통증으로 5월 10일 마산 넥센전(5이닝 무실점) 등판 이후 약 두 달간 전열에서 이탈했다. 순위 싸움이 치열할 여름 레이스에 돌입하기 직전, 맨쉽은 부상을 당하며 구단의 애간장을 태웠다. NC는 맨쉽이 충분히 몸 상태를 회복하고 돌아올 수 있도록 기다렸다. 구단이 아닌 맨쉽의 에이전시가 재활 스케줄을 관리했고, 구단은 이를 최대한 존중했다. 맨쉽의 에이전시는 메이저리그 ‘슈퍼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가 주축인 보라스 코퍼레이션이다.
하지만 맨쉽은 구단의 기다림에 전혀 보답하지 못했다. 부상 직전 7전 7승, 평균자책점 1.49(42⅓이닝 7자책점)의 특급 성적을 기록했던 맨쉽이었지만 부상 복귀 이후 치른 14경기에서는 5승 4패 평균자책점 4.99(70⅓이닝 39자책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차차 성적이 나아지기를 기다렸지만 9월의 성적 역시 5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6.94(23⅓이닝 18자책점)에 머물렀다. 맨쉽을 기다리면서 구단이 얻은 보상은 극히 적었다고 볼 수 있었다. 맨쉽의 복귀가 늦어지면서 NC는 선발진을 제대로 꾸릴 수 없었고, 불펜진 역시 조기에 가동되는 일이 잦아졌다. 결국 투수진 전체에 불균형을 가져왔다.
맨쉽에게 계약 총액 180만 달러라는 금액을 안긴 NC였다. 그에 대한 기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에이스 역할을 했던 해커가 2선발로 자리잡고 맨쉽이 에이스 자리를 차지하기를 바랐지만 그러지 못했다.
이제는 맨쉽이 구단의 기다림에 보답해야 할 시기다. 구단의 기대와 정규시즌 보여준 모습은 정확히 반비례했다. 180만 달러라는 금액에는 큰 경기에서도 확실한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지만 선발진 힘이 빠지면서 허무하게 4패로 준우승에 머물렀던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영입이기도 했다.
과연 맨쉽은 정규시즌 미진했던 기여도를 뒤바꾸며 ‘빅 게임 피처’로 구단의 기다림에 보답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