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정규시즌 우승에는 양현종(29·KIA)과 헥터(30·KIA) 원투펀치의 활약이 컸다.
KIA는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개최된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kt를 10-2로 물리쳤다. KIA(87승56패1무)는 자력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으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하게 됐다.
올 시즌 KIA가 거둔 87승의 절반가량을 양현종과 헥터가 합작했다. 최종전서 KIA 선발 헥터는 7이닝 10피안타 1피홈런 무사사구 6삼진 2실점 2자책점으로 시즌 20승(5패)을 달성했다. 전날 동료 양현종은 5⅔이닝 6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역시 20승 고지에 올랐다. 토종선발 20승은 1995년 이상훈(LG)에 이어 무려 22년 만이었다.
KIA의 원투펀치는 KBO 역사에서도 손꼽힌다. KBO리그 37년 역사상 같은 시즌에 동료 투수 두 명이 각각 20 선발승씩 거둔 것은 1985년 삼성의 김일융과 김시진 이후 처음이다. 당시 김일융과 김시진은 무려 각각 25승씩을 책임졌다. 그 중 김일융이 5승, 김시진이 4승을 구원승으로 추가했다. 지금처럼 선발과 구원의 보직이 엄격하게 구분되지 않던 시절이었다.
양현종과 헥터는 정규시즌 MVP를 놓고도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KIA의 막강한 원투펀치는 정규시즌 우승의 가장 큰 힘이자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최고의 무기다. 두 선수가 포스트시즌에서도 전가의 보도로 힘을 발휘할지 궁금하다.
▲ ERA 1위 피어밴드...겨우 8승?
평균자책점 부문에서는 3.04를 기록한 피어밴드(kt)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장원준(두산, 3.14), 해커(3.42, NC), 차우찬(3.43, LG), 양현종(3.44, KIA), 헥터(3.48, KIA) 등 각 팀의 에이스들이 줄줄이 상위권을 형성했다.
재밌는 것은 위력적인 투구에도 불구 피어밴드가 올 시즌 8승에 그쳤다는 점이다. 최하위에 그친 kt 타선이 피어밴드를 제대로 받쳐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피어밴드가 거둔 승리 중 무려 6승이 1실점 이하로 막은 경기였다. 피어밴드가 무실점으로 막은 승수도 5승이나 된다. 그 정도로 잘 던지지 못하면 이기기 어려웠다는 뜻이다.
불명예 부문에서 유희관이 시즌 228피안타로 1위에 올랐다. 홈런은 25개를 허용한 문승원이 가장 많이 맞았다. 니퍼트는 무려 77개의 볼넷을 내주며 예전의 명성에 흠집이 생겼다. 박종훈은 25개의 사구로 1위에 올랐다. 올 시즌 삼진왕은 189개를 잡은 켈리에게 돌아갔다.
▲ 롯데의 후반기 돌풍, 손승락 있었기에
후반기 가장 돌풍을 일으켰던 팀은 단연 롯데다. 8월초만 하더라도 롯데(47승49패2무)는 선두 KIA에 15.5경기나 뒤진 7위였다. 가을야구는 물론 5할승률도 언감생심으로 보였다. 하지만 뜨거운 여름을 보낸 롯데는 엄청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결국 롯데는 80승62패2무로 최종 3위를 차지했다. 8월부터 무려 33승을 추가한 셈이다. 최종전서 롯데는 LG에 4-2 역전승을 거두고 자력으로 3위에 등극,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롯데의 상승세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손승락의 활약도 컸다. 손승락은 시즌 37세이브로 2위 임창민(29)을 크게 따돌리고 구원왕에 올랐다. 대부분이 후반기 중요한 순간에 거둔 세이브라 의미가 더 컸다. KIA 역시 넥센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지난해 구원왕’ 김세현이 KIA 가세 후 9세이브를 올려주며 덕을 톡톡히 봤다. 김세현은 18세이브로 6위에 올랐다.
홀드에서는 24개의 진해수가 1위에 올랐다. ‘단디4’로 불리는 NC의 불펜은 원종현(22개), 김진성(15개) 등이 골고루 활약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