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록 무더기 작성 KIA 벌떼타선, V11 정조준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04 05: 50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만큼의 대기록을 만들어낸 KIA 타선. 굵직한 것만 따져도 네 가지다. 이제 그들의 시선은 한국시리즈까지 통합 우승해내는 곳으로 향한다.
KIA가 2009년에 이어 8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알 수 없던 승부. 정규시즌 최종전에야 우승 팀이 가려졌다. KIA는 3일 최종전서 kt를 누르며 2위 두산의 결과와 상관 없이 자력 우승을 확정했다.
어느 한 파트만 잘해서는 우승을 일궈낼 수 없다. KIA 우승에는 튼튼한 선발 마운드부터 폭발적인 타선, 안정된 수비 등이 한몫했다. 그러나 그 중에서 가장 빛났던 건 각종 대기록을 숱하게 만들어낸 타선이었다.  

▲ '역대 최다' 규정타석 3할타자 7명 배출
'좋은 타자'의 기준 중 하나는 타율 3할이다. 비록 타고투저의 흐름이 지속되며 3할 타율의 가치가 다소 떨어진 건 사실이지만, 3할 밑 타자의 타율을 두고 '높다'고 평가하지는 않는다.
그 기준대로면 준척급 타자 일곱 명이 KIA 라인업에 있다. 김선빈(.370)을 필두로 최형우(.342), 이명기(.332), 로저 버나디나(.320), 안치홍(.316), 김주찬(.309), 나지완(.301)이 규정타석 3할 고지를 넘어섰다. KBO리그 역대 최다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14년 삼성과 2014, 2016, 2017년 두산이 배출한 6명이다.
아홉 명의 타자 중 일곱 명이 타율 3할을 넘기는 것. KIA 타선은 KBO리그 새역사의 장을 열었다.
▲ '9번타자-유격수 타격왕' 김선빈
3할타자가 즐비한 KIA 타선에서 가장 빛난 별은 김선빈이었다. 김선빈은 올 시즌 137경기서 타율 3할7푼(476타수 176안타)을 기록했다. 2위 박건우(두산, .366)에 4리 남짓 앞서며 힘겹게 타격왕을 만들어냈다.
김선빈의 타격왕 등극은 여러 모로 대기록이다. 우선 유격수 타격왕이라는 점이 그렇다. '내야의 사령관'이라고 불리는 유격수는 수비시 체력 소모가 상당하다. 각 팀의 수비력을 재단하는 제1지표 역시 유격수의 능력이다. 그런 체력 부담 속에서도 타격왕에 등극했다는 점에서 더욱 대단하다. 유격수 타격왕은 1994년 이종범이 유일했다. 김선빈이 23년 만에 팀 대선배 뒤에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사실상 최초의 9번타자 타격왕도 그의 몫이었다. 김기태 감독은 수비 부담이 심한 김선빈의 관리를 철저히 해줬다. 가급적이면 상위 타선 등으로 조정하지 않았다. 그는 올 시즌 476타수 242타수를 9번타순으로 들어섰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면 경기에 나서지 않기도 했다. 김 감독은 당장의 1승보다 김선빈의 타격감을 걱정했던 것이다. 덕분에 김선빈은 매달 3할대 중반의 고타율을 유지할 수 있었다.
김선빈은 우승 확정 직후 "타격왕에 오른 건 운이 좋았기 때문다. (박)건우가 오늘 경기 중 안 다쳤으면 어떻게 될지 몰랐다. 다섯 경기 남기고부터 타격왕을 의식했는데 성적이 떨어졌다"라고 겸손했다.
▲ 단일 시즌 팀 타율-안타
결국 이들이 모두 힘을 합쳐 KBO리그 새역사를 썼다. KIA는 144경기에서 팀 타율 3할2리를 기록했다. 종전 팀 타율 상위 3걸은 모두 삼성이 보유하고 있었다. 2015 삼성(.302), 2014 삼성(.301), 1987 삼성(.300)이 그 주인공이다.
리 단위까지만 따지면 타이기록처럼 여겨지지만 올해 KIA(.3022)는 2015년 삼성(.3019)에 3모 차이로 앞섰다. 근소한 차이지만 이제 단일 시즌 팀 타율 1위 역사는 KIA가 보유하게 됐다. 무엇보다 144경기 체제에서 팀 3할 타율은 경이로운 지표이다.
아울러 단일 시즌 팀 최다 안타 기록도 KIA 손에 쓰였다. KIA는 올 시즌 팀 1,554안타를 때려냈다. 이 부문 종전 기록은 2003년 삼성이 세운 1,515개. KIA는 40개 가까이 기록을 늘리며 신기록을 썼다.
▲ 숱한 대기록, 이제 시선은 한국시리즈
이밖에도 KBO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 포함 최초로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고, 11타자 연속 안타도 나왔다. 한 경기가 아닌 한 이닝 12득점도 KIA가 써낸 진기록이다.
올 시즌 KIA 타선은 가히 '역대급'이었다. 그 타선은 이제 한국시리즈를 정조준하고 있다. 흔히 야구, 특히 단기전은 투수놀음이라고 한다. 거기에 약 3주의 휴식기도 KIA 타선에게는 분명한 악재다.
그러나 냉정히 말해 올 시즌 중반부터 KIA는 매일 같이 '위기론'에 시달렸다. 그리고 그 위기를 담담히 극복해내며 마침내 정규시즌 우승과 입맞췄다. 그런 KIA라면 3주의 휴식도 거뜬하게 넘겨낼 분위기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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