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밤의 꿈을 꾸며 가을야구를 노렸던 롯데 자이언츠, 그리고 이젠 3위를 확정지으며 준플레이오프 직행으로 가을을 걷게 됐다.
롯데는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올 시즌 최종전에서 4-2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롯데는 정규시즌을 5연승으로 마무리하며 시즌 성적 80승62패 2무로 마감, 같은 시각 공동 3위에 올라 있던 NC의 한화전 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3위로 시즌을 마무리 했다. 롯데는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냈다.
롯데의 가을야구로 향하는 행보는 드라마와 같았다. 전반기를 7위로 마무리 했던 롯데였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서 미친 듯 한 상승세를 탔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시점과 롯데의 상승세는 궤를 같이 했다. 8월 들어서 19승8패의 성적으로 구단 월간 최다승 신기록을 세우며 순위는 수직 상승했다. 결국 9월에도 8월의 여세를 몰아서 13승6패의 성적으로 지난달 23일, NC를 제치고 3위로 상승했다. 롯데는 한 여름 밤에 가을로 향하는 꿈을 꾸었다.
후반기 들어서 조쉬 린드블럼이 재합류했고, 브룩스 레일리의 반전 역투가 이어지면서 선발진은 확실히 안정을 잡았다. 여기에 박진형과 조정훈의 새로운 필승조가 연착륙하면서 마무리 손승락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탄탄하게 만들었다. 투수진의 안정은 롯데의 후반기 질주의 원동력이었다.
아울러 조원우 감독의 관리 야구도 한몫했다. 김원중과 박세웅의 영건 투수들을 최대한 무리시키지 않기 위해 시즌 초반부터 관리를 펼쳤고, 그 가운데 베테랑 송승준이 자신의 진가를 재확인시키는 투구를 연일 펼쳤다. 시스템이 정착하면서 선수단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렸다.
이대호가 돌아온 타선의 위력은 생각보다 파괴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전준우가 돌아아 제 몫을 했고, 손아섭이 여름 들어서 무섭게 방망이를 몰아쳤고, 부진으로 2군행을 통보받고 돌아온 최준석도 중심타선에서 제 몫을 해내며 상승기류를 만들었다. 점수가 필요한 순간에는 타선이 꼭 터져줬다. 외국인 선수 앤디 번즈 역시 후반기 각성했고, 황진수, 신본기, 김동한이 번갈아 맡은 3루 자리에서도 올 시즌을 앞두고 떠난 황재균의 공백을 잊게 했다.
예전과 같이 승부처의 순간에서 긴장한 모습을 보여주는 아쉬움도 없었다. 상승세의 순간에도 롯데는 언제나 접전의 경기를 치르며 매 경기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했다. 이러한 순간과 경험들이 쌓이면서 롯데 선수단은 탄탄해졌고, 승부처 경기들도 기어코 승리를 거두는 저력을 발휘했다.
투수진의 안정과 타선의 원활한 가동, 그리고 담대해진 선수단이 모두 결합된 롯데는 쉽게 패하지 않는 팀으로 변모했고, 후반기 22번의 역전승 포함 시즌 전체 승수의 절반에 가까운 36승을 역전승으로 장식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날 LG전에서는 후반기 에이스 노릇을 했던 레일리가 7회 위기를 맞이하면서 6⅔이닝 2실점으로 강판됐다. 타선 역시 LG 선발 김대현에 끌려가는 경기 양상을 5회 2점을 뽑아내며 리드를 만들었지만 부족한 점수였다. 꼬일 수도 있던 경기 양상. 그러나 롯데는 이어진 7회말 공격에서 다시금 경기를 뒤집었다. 문규현의 스퀴즈 번트와 번즈의 포일 때 점수를 뽑아내 승리를 완성했고,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