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우승] 누가 뭐래도 'V 청부사' 최형우 덕분이었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10.03 17: 18

과감한 투자의 성과는 어마어마했다. '이맛현'(이 맛에 현금질한다)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우승 청부사' 최형우(KIA)에 대한 이야기다. 
KIA는 지난해 11월 24일 '최형우와 4년간 총액 100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15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KBO리그 사상 최초로 FA 100억 시대를 여는 순간이었다. 
방출과 재입단의 우여곡절을 겪은 최형우는 2008년 전 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7푼6리(384타수 106안타) 19홈런 71타점으로 최고령 신인왕에 등극했다. 이후 최형우는 이솝 우화에 나오는 거북이처럼 쉴 새 없이 한 걸음씩 나아가며 리그 최고의 좌타 거포로 우뚝 섰다. 최형우는 2011년 홈런, 타점, 장타율 등 3개 부문 타이틀을 획득했고 2011, 2013, 2014, 2016년 네 차례 외야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다. 

무엇보다 완벽에 가까운 내구성은 최형우의 최대 강점 가운데 하나. 최형우는 팬들 사이에서 '금강불괴'로 불린다. 금강불괴는 무협소설에 등장하는 용어로 어떤 검이나 독으로도 죽일 수 없는 절세무공을 가진 신체를 의미한다. 2008년, 2011년, 2013년 세 차례 전 경기에 출장했다. "뛸 수 있는 한 뛰어야 한다"는 게 최형우의 말이다. 
그동안 4번 타자가 마땅치 않아 골머리를 앓았던 KIA는 최형우를 영입하며 막강 화력을 구축하게 됐다. 유니폼을 갈아 입은 최형우의 활약은 변함없었다. 타율 3할4푼3리(510타수 175안타) 26홈런 120타점 98득점. KIA가 그토록 바라던 해결사의 모습이었다. 
최형우가 4번 중책을 맡은 뒤 KIA 타선의 무게감은 배가 됐다. 최형우가 가세한 뒤 나지완의 방망이는 더욱 뜨거워졌다. 2일 현재 타율 3할(457타수 137안타) 26홈런 92타점 83득점의 고감도 타격을 과시중이다. 이른바 최형우 우산 효과다. 
지난해 KIA의 4번 중책을 맡았던 나지완은 최형우가 이적한 뒤 5번 타자로 활약중이다. 타순은 밀려났지만 여전히 타선의 중심임은 분명하다. 최형우 뒤에 들어서면서 찬스를 마주할 상황이 더욱 늘어났다. 나지완은 "(최)형우형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우리 타선이 폭발력이 생긴 것 같다. 대량 득점할 수 있는 응집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밥상을 차리는 역할도 뛰어나다. 출루율은 무려 4할5푼2리에 이른다. 이 부문 1위. 안타도 많지만 볼넷 부문에서도 95개로 단연 1위이다. 선구안이 좋아 타석에서 욕심부리지 않는다. 어이없는 스윙으로 물러나는 경우는 드물다. 뒤에 대기하는 안치홍, 나지완, 서동욱, 이범호, 김선빈 등이 최형우가 만들어준 기회를 잘 살리고 있다. 최형우를 기회를 만들어주는 1번 타자로 삼는다면 7번 타순에서 득점타를 곧잘 터트리는 이범호는 4번이나 다름없다. 
최형우는 지난달 타율 2할3푼(87타수 20안타) 1홈런 8타점으로 끝모를 부진의 늪에 허덕이며 팀이 흔들리는 이유로 작용했으나 최형우가 아니었으면 정규 시즌 우승은 어려웠다. KIA의 한국시리즈 직행을 이끈 '우승 청부사' 최형우가 KIA에서 생애 다섯번째 우승 반지를 낄 수 있을까.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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