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감독의 동행야구가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KIA가 2009년 이후 8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김기태 감독이 이끄는 KIA는 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원정경기를 가졌다. KIA가 10-2로 앞선 9회말 2위 두산이 잠실 SK전에서 2-3으로 패하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정규시즌 최종전 우승 확정은 역대 5번째로 전 구장 시즌 마지막 날 확정은 2004년 현대 이후 13년 만이다.
김기태 감독 개인적으로는 첫 정규시즌 우승이다. 지난 2012년 LG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한 김기태 감독은 2013년 LG를 시즌 2위로 이끌며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 잔혹사를 끊었다. 2014년 시즌 초반 자진 사퇴하며 LG를 떠났지만 그해 말 KIA 지휘봉을 잡았다.
KIA는 2012~2014년 3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하며 암흑기를 걷고 있었다. 2015년 김 감독 부임 첫 해 김선빈·안치홍의 군입대로 전력 약화가 뚜렷했다. KIA는 리빌딩으로 노선을 결정했고, 고참 선수 중심으로 팀 분위기를 바꿨다. 나이를 떠나서 모든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2015년 첫 해 7위에 그쳤지만 기대이상 가능성을 보여준 KIA는 2016년 내친김에 5위로 와일드카드에 올랐다. LG에 1승1패하며 2경기 만에 가을야구는 끝났지만 젊은 선수들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시즌 후에는 특급 FA 최형우를 영입하며 대권 준비를 마쳤다.
이 과정에서도 김 감독의 '동행 정신'이 있었다. FA 영입을 앞두고 고참 선수들에게 이와 관련한 의견을 들었다. 의사 결정 과정에 있어 구단과 코칭스태프의 독단이 아닌 선수단까지 팀 전체가 다같이 움직였다. 그 결과 최형우는 4번타자로 빠르게 KIA에 융화됐고, 팀 성적 상승으로 직결됐다.
지난 4월12일부터 1위 자리에서 한 번도 내려오지 않았다. 시즌 내내 1위를 달렸지만, 고비가 계속 있었다. 시즌 초반 로저 버나디나와 김주찬이 부진을 거듭하며 시름을 안겼다. 외국인 투수 팻딘도 시즌 중반 불안한 투구를 이어가며 퇴출설이 불거졌다. 고정 마무리 없이 불펜 문제는 끝까지 갔다.
장기간 1위를 달렸지만 위기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무려 13경기 차이로 앞서있던 두산에 공동 1위를 허용할 때만 하더라도 위기가 현실화되는 듯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중심을 잡고 흔들리는 분위기를 살렸다. 김 감독이 믿음을 준 선수들은 부침을 딛고 살아났다. 결국은 마지막 고비까지 넘고 동행 정신으로 정규시즌 우승까지 완성했다.
김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KIA와 3년 계약이 끝난다. 시즌 전 스프링캠프 때부터 KIA 선수들은 "감독님의의 재계약을 위해 올해 무조건 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천신만고 끝 정규시즌 우승을 넘어 한국시리즈까지 대권을 보는 KIA, 김 감독 체제 장기 집권이 눈앞이다. /waw@osen.co.kr
[사진] 수원=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