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발표도 못하고, 절대 아니다 부인도 못하고.'
LG 트윈스가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3일 오전부터 ▲류중일, LG 차기 감독 내정 ▲양상문 감독, LG 단장 승격 소식이 잇따라 보도됐다.
이에 대한 취재진의 사실 관계 문의에 LG 구단은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오전 10시 무렵 LG 구단은 취재진에게 "류중일 감독과 만남을 가진 건 사실이나 최종 결정된 건 없다. 시즌이 진행 중이니 시즌 종료 후 말씀드리겠다"는 문자로 대신했다.
3일이 시즌 최종전, 3일 경기 후에 발표하겠다는 의미다. 벙어리 냉가슴 격이다. 사실을 공식발표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LG 관계자는 이날 오전 공식 입장을 사실상 '보류'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구단 상황'을 토로했다.
LG는 3일 부산에서 롯데와 최종전을 갖는다. 같은 시각, NC는 대전에서 한화와 최종전이 있다. 롯데와 NC는 나란히 79승 2무 62패로 정규시즌 마지막 144번째 경기를 앞두고 있다. 최종전 승패에 따라 3~4위 주인공이 가려진다.
LG는 이미 포스트시즌에 탈락한 상황. 가뜩이나 마지막 경기에 큰 의미가 없는데(6위가 걸려 있기는 하다), LG 구단 프런트와 현장의 수장이 동시에 바뀌는 큰 일은 소속 선수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선수들 경기력에 좋을 일은 아니다. LG 관계자는 "NC쪽에 미안하게 됐다"고 했다. NC측에서 '왜 하필, 롯데와 최종전을 앞두고 LG 감독 거취가 알려졌나'고 불만을 가질 수 있다.
이미 양상문 단장-류중일 감독은 야구인 사이에 소문이 퍼질 대로 퍼졌다. 류중일 감독이 LG 차기 감독이 아니라면, LG의 반응이 미지근하지 않을 것이다. 상대팀의 포스트시즌 순위가 걸려 있는 시즌 최종전을 앞둔 상황에다 이승엽 은퇴식 등 다양한 이슈가 있는 이날, 어느 구단이든지 차기 감독설이 오보라면 "절대 아니다"라고 항변하는 것이 당연하다.
LG의 공식 발표 중 "시즌 종료 후에 말씀드리겠다"는 말은 '최종전 후 공식 발표하겠다'는 의미와 같다. LG는 류중일 감독과 만남을 가졌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양상문 감독은 이날 롯데전을 앞두고 "경기 후 구단과 만난다. 재계약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은 했다"고 말했다.
오후 3시에 시작하는 LG-롯데 경기가 끝날 오후 6시 무렵에는 모든 것이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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