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타율 3할2리. KIA의 정규시즌 우승에 앞장선 건 KBO리그 새역사를 쓴 '벌떼 타선'이었다.
KIA는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선발 헥터 노에시가 호투를 펼치고 이명기와 나지완이 투런홈런을 터트리는 등 집중력 있는 공세를 펼쳐 10-2로 승리를 거두었다. 이날 승리로 KIA는 시즌 87승1무56패, 승률 6할8리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어느 한 파트만 잘해서는 우승을 일궈낼 수 없다. KIA 우승에는 튼튼한 선발 마운드부터 폭발적인 타선, 안정된 수비 등이 한몫했다. 그러나 그 중에서 가장 빛났던 건 역대 단일시즌 팀 타율 1위에 오른 타선이었다.
올 시즌 KIA 타선에는 대변화가 있었다. 1번부터 9번까지 아홉 명 중 여섯 명의 얼굴이 바뀌었다. 가장 빛난 건 4번타순을 도맡은 최형우다. 지난 시즌 종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최형우는 4년간 100억 원을 받고 KIA 유니폼을 입었다. 투자 효과는 충분했다. 최형우는 팀이 치른 144경기 중 142경기에 4번타자로 나서며 중심을 잡았다. 시즌 성적은 타율 3할4푼4리, 26홈런, 120타점.
거기에 군 복귀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1군에 영향력을 끼쳤다. '키스톤 콤비' 안치홍과 김선빈은 지난 시즌 말미 팀에 돌아왔다. 와일드카드까지 뛰었지만 둘 모두 큰 힘을 발휘하기에 시간이 짧았다. 지난해 아쉬움을 달래기라도 하듯 안치홍과 김선빈은 펄펄 날았다. 김선빈은 시즌 막판 약간의 슬럼프를 겪었음에도 타율 3할7푼으로 정규시즌을 마치며 로 생애 첫 타격왕에 올랐다. 안치홍은 데뷔 첫 20홈런 고지에 오르며 공수 모두 성장했음을 만방에 알렸다. 2루수 골든글러브 역시 정조준 중이다. 안치홍의 최종 성적은 타율 3할1푼6리, 21홈런, 93타점. 커리어하이 기록이다.
외국인 타자도 바꿨다. KIA는 2014시즌부터 3년간 367경기에서 타율 3할1푼6리, 61홈런, 253타점을 기록했던 '효자 외인' 브렛 필과 작별했다. 공격 지표에서 아쉬웠지만 평균만큼은 해줬던 타자였기에 도박이라는 평가가 따랐다. 대체자는 로저 버나디나. 버나디나는 4월까지 2할대 중반 타율에 허덕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5월 중순부터 서서히 살아났다. 결국 시즌 타율 3할2푼, 27홈런, 30도루로 호성적을 찍었다. 타이거즈 사상 최초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방점은 과감함으로 찍었다. 시즌 시작과 동시에 단행했던 트레이드도 KIA 전력을 살찌웠다. KIA는 시즌 개막 직후 SK와 트레이드로 전력을 보강했다. 포수 이홍구, 외야수 노수광 등을 내주고 포수 김민식, 외야수 이명기를 받아오는 트레이드였다. 데뷔 첫 풀타임 시즌의 김민식은 한여름에도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공수에서 힘을 보탰다. '리드오프' 이명기 역시 환골탈태로 3할 타율을 기록, KIA의 눈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발빠른 움직임이 만들어낸 결과다.
기존 자원들도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지난해 베스트9 중 올해도 자리를 유지한 건 김주찬, 이범호, 나지완이 전부다. 이들 모두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으로 우승의 자격을 증명했다. 주전 타자 아홉 명만으로 시즌을 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최원준과 서동욱 등 백업 선수들도 곳곳에서 활약하며 팀 선두 수성에 힘을 보탰다.
KIA는 정규시즌 최종전 포함 팀 타율 3할2리를 기록했다. 이는 KBO리그 역대 1위에 해당한다. 종전 팀 타율 상위 3걸은 모두 삼성이 보유하고 있었다. 2015 삼성(.302), 2014 삼성(.301), 1987 삼성(.300)이 그 주인공이다. KIA의 시즌 타율은 3할2리2모. 종전 1위 삼성의 팀 타율은 3할1푼8모였다. KIA가 극적으로 새역사를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KIA가 이들을 모두 제치고 팀 타율 1위에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KIA 타선은 올 시즌 역사를 썼다. 6~7월에 걸쳐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의 위업을 달성했다. KBO리그 최초 기록임은 물론 메이저리그 기록도 넘어선 대기록이었다. 거기에 KBO리그 최초로 11타자 연속 안타도 나왔다. 한 경기가 아닌 한 이닝 12득점도 올 여름, KIA의 손에서 완성됐다.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선. KIA의 우승을 일군 일등공신이었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