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의 마지막 도전, KBO 사상 첫 은퇴경기 홈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10.03 06: 18

이승엽, 3일 대구 홈구장에서 마지막 '은퇴경기'
KBO리그 역사에 전무한 은퇴경기 홈런에 도전
'영원한 홈런왕' 이승엽(41·삼성)의 종착역이 왔다. 마지막 고별 경기에서도 그의 홈런을 볼 수 있을까. 

이승엽은 3일 오후 5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넥센과 홈경기를 통해 공식 은퇴경기를 갖는다. 2년 전 FA 계약 이후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승엽은 후반기 때 원정 은퇴투어를 마쳤다. 이제 자신의 야구 청춘을 다친 대구에서 성대한 은퇴식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이승엽' 하면 누가 뭐래도 '홈런'이다. KBO리그 15년 통산 홈런 465개로 이 부문 역대 1위에 빛나는 이승엽은 일본프로야구 시절 8년간 159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프로 23년 통산 홈런이 624개로 우리나라에서 그보다 많은 홈런을 친 타자는 없다. 
만약 이승엽이 이날 홈런을 쏘아 올린다면 이것도 KBO리그에선 최초의 역사가 된다. 역대 KBO리그에서 은퇴 경기는 올해 이호준(NC)까지 총 18명의 선수만이 영광을 누렸다. 그 중 타자는 13명이 있었는데 그들 중 어느 누구도 홈런을 치지 못했다. 
1989년 OB 윤동균, 1995년 해태 김성한, 1996년 롯데 김민호·한영준, 1999년 쌍방울 김광림, 2003년 한화 강석천, 2004년 LG 유지현, 2005년 한화 장종훈, 2006년 LG 서용빈·김정민, 2010년 삼성 양준혁, 2011년 넥센 이숭용에 이어 2017년 NC 이호준까지 홈런은 없었다. 
홈런은커녕 안타를 기록한 타자도 얼마 없었다. 1989년 8월17일 잠실 롯데전에서 지명타자 윤동균이 3타수 1안타 1타점, 지난달 30일 마산 넥센전에서 지명타자 이호준이 5타수 2안타 1타점 멀티히트로 활약했을 뿐 나머지 11명의 타자들은 전부 무안타로 물러났다. 
KBO리그 최초의 40홈런 시대를 연 장종훈도 2005년 9월15일 대전 KIA전 은퇴경기에서 지명타자로 나와 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승엽에 앞서 KBO리그 최다 홈런 기록을 갖고 있던 양준혁도 2010년 9월19일 대구시민 SK전 은퇴경기에서 1루수, 좌익수, 우익수를 오갔지만 타석에서 4타수 무안타로 아쉬움을 삼켰다. 
은퇴를 결정한 시점에서 실력을 뽐내는 게 쉽지 않다. 대부분 한두 타석으로 짧게 마무리했다. 특히 장종훈과 양준혁은 은퇴 발표 시점에 이미 엔트리에서 빠져 실전 감각이 크게 떨어진 상태이기도 했다. 반면 이승엽은 올 시즌 내내 엔트리를 유지하며 실전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시즌 막판 배트 손잡이 부분에 테이핑을 감싸며 정확성에 주력을 둔 이승엽이지만 이날 은퇴경기에는 홈런 스윙을 약속했다. 그는 "마지막 경기에선 과거 이승엽이 했던 것처럼, 원래대로 길게 잡을 것이다"고 말했다. 최근 쇄골 통증으로 선발에 빠졌지만 은퇴경기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해왔다. 최소 4타석 기회가 올 것이다. 
일본프로야구에선 지난달 24일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지바 롯데 이구치 다다히토(43)가 니혼햄과 은퇴경기에서 9회말 2사 1루에서 극적인 동점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끝내기 승리와 함께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이승엽의 홈런에 울고 웃었던 한국 야구팬들도 마지막 경기에서 이승엽의 고별 홈런을 보고 싶어 한다.
한편 이승엽의 가장 최근 홈런은 지난달 12일 대구 한화전이다. 당시 6회 이충호를 상대로 우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은퇴경기에서 홈런을 치지 못하면 이날 홈런이 이승엽의 현역 마지막 홈런으로 남는다. 당시 홈런볼은 습득자로부터 회수받지 못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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