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후반기 질주 본능을 과시 했다. 모두가 쉽게 헤쳐 나가지 못할 것이라는 여정을 끝내 완주했고, 완주의 결과는 5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이라는 결과로 보상을 받았다. 이제는 롯데가 이 여정의 마지막 방점을 스스로 찍어야 할 순간이다. 가을야구 진출을 넘어 준플레이오프 직행이라는 더 큰 보상을 받기 위한 마지막 관문 앞에 섰다.
롯데는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후반기 대질주의 마침표를 찍을 순간이다. 롯데는 후반기 57경기를 치르며 38승18패 1무의 성적으로 승률 6할7푼9리를 마크했다. 두산(42승17패 2무 승률 .712)에 이어 후반기 성적 2위다. 후반기 시작이던 7월 막판 11경기를 6승4패1무로 마무리 지은 뒤 8월 올라가는 기온과 함께 롯데의 기세도 함께 올라갔다. 파죽지세로 승수를 쌓아 올리며 19승 8패의 성적을 만들었다. 롯데의 월간 최다승 기록이었다. 무더위가 한풀 꺾인 9월이 됐지만 롯데의 상승세는 전혀 꺾이지 않았다. 13승6패를 하면서 결국 3위 자리까지 올라섰다. 전반기 성적은 7위에 불과했다. 약 두 달 반 가량의 기간 동안 순위를 4계단이나 끌어올렸다.
후반기 성과만으로도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하다. 하지만 3위의 위치에 올라선 만큼, 더 큰 희망을 품어도 된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넘어서 준플레이오프 직행이라는 마지막 관문이 눈 앞에 있다.
롯데는 최근 4연승으로 최종전까지 기세를 이어왔다. 3위 수성을 위해 그리 큰 힘을 쏟지 않고도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승리를 챙겨왔다. 지난달 23일 NC와 자리를 바꾸며 3위에 올라선 뒤로 낙마하지 않고 쭉 3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NC 역시 4위로 떨어진 뒤 페이스가 주춤하는 듯 했지만 다시금 자신들의 페이스를 회복했고 결국 NC는 30일 넥센전에서 11-4 승리를 거두며 다시 공동 3위로 올라섰다.
결국 이제는 1승 싸움까지 왔다. 롯데가 조금이나마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시즌 성적이 동률일 경우 상대전적으로 순위를 가리는 KBO리그 규약 상, 롯데가 3위 자리를 차지한다. 롯데는 NC와 같은 결과만 얻어내더라도 3위 자리를 지키며 준플레이오프로 직행한다. 그러나 롯데가 패하고, NC가 승리를 거두거나 무승부를 기록할 경우 순위는 다시 바뀌게 된다. 여러 상황들을 따져봤을 때 여전히 롯데가 유리한 것은 맞다.
롯데는 유리한 상황에서도 방심하지 않았다. 조원우 감독은 일찌감치 순위 싸움이 쉽사리 결정 나지 않을 것을 예감하고 있었다. 그리고 최종전 선발 투수로 브룩스 레일리를 일찌감치 예고했다. 내색하진 않았지만 레일리를 내세우면서 3위 싸움에서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의지를 선수단에 강하게 내비친 것이다.
구단 프런트 역시 3위에 대한 의지는 남다르다. 지난달 말, 최종전 경기 시간에 대한 해프닝이 있었다. KBO로부터 3일 최종전 대전 NC-한화전이 한화 측의 요청으로 오후 2시에서 오후 5시로 연기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3위 싸움이 한창일 때였다. 롯데의 LG전은 오후 2시, 변동이 없었다. 구단은 ‘순위 싸움을 펼치는 상황에서 다른 시간대에 순위 경쟁 팀들이 경기를 치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다시 적극적으로 설명했고, 대전과 사직 경기는 오후 3시에 치러지는 것으로 해프닝은 일단락 됐다. 구단은 선수단이 경기 외적인 변수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최선의 조치를 취했다.
선수, 코칭스태프, 프런트 모두가 3위에 대한 열망은 분명하다. 후반기 상승세로 보면 당연한 것이다. 이제는 이 상승세의 방점을 3위로 찍을 일만 남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