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찬익의 대구 사자후] '국민타자' 이승엽의 현역 은퇴 하루 전날 어땠을까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7.10.03 05: 49

지난 2일 밤 '국민타자' 이승엽(삼성)과 통화가 닿았다. 현역 은퇴를 하루 앞둔 이승엽에게 오늘 하루는 어땠냐고 물었다. "모처럼 푹 쉬었다. 큰 아들과 야구장(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캐치볼로 몸을 풀고 방망이도 쳤다. 저녁 식사는 자장면으로 해결했다"는 게 이승엽의 대답. 
마지막 순간까지 그의 머리 속엔 야구와 가족에 대한 생각 뿐이었다. 이어 "큰 아들과 마지막 훈련을 하게 돼 기분이 묘했다.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이런 게 행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애 마지막 개인 훈련이라고 보면 된다. 이젠 이곳에 올 수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승엽은 "그동안 아이들에게 잘 챙겨준다고 챙겨줬는데 돌이켜 보면 아쉬움이 더 크다. 그래도 잘 자라줘서 정말 고맙다"면서 "은퇴 이후 두 아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즐거운 시간도 많이 보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쯤 되면 '마지막' 또는 '이별'이라는 표현이 확 와닿을 것 같았다. 이승엽은 "내 마음이 내 마음이 아니다. 이제 정말 끝이다. 다 됐다"고 털어 놓았다.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불과 열흘 전만 하더라도 "한 달 전부터 느끼고 있다. 처음에는 얼마 남지 않았구나 싶었는데 은퇴 관련 기사가 하도 많이 나와 이젠 익숙해졌다"고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으나 막상 이별의 시점이 다가오자 마음이 무거울 수 밖에. 
"이젠 선수 신분으로는 두 번 다시 올 수 없는 야구장의 모든 게 그리워 질 것 같다"는 이승엽은 "내일(3일)은 마지막 날이니 평소보다 일찍 출근할 생각이다. 이젠 더 이상 할 수 없잖아. 야구장에서 최대한 오랫동안 머무르고 싶다"고 말했다. /삼성 담당기자 what@osen.co.kr
[사진] 팀퓨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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