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KBO리그에서 80승 고지는 정규시즌 우승의 바로미터로 활용됐다. 그러나 2017년, 격동의 순위 전쟁으로 인해 80승이라는 드높았던 고지를 사상 처음으로 4팀이 밟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올 시즌 KBO리그의 가을야구 라인업은 모두 확정됐다. 5위 SK가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을 확정지었고, NC, 롯데, 두산, KIA가 포스트시즌을 치른다. 그러나 SK를 제외하는 앞서 언급했던 4팀의 최종 순위는 3일 열리는 최종전에서야 확정된다. 1위 KIA와 2위 두산은 1경기 차이로 각각 kt, SK와의 최종전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롯데와 NC는 공동 3위에 올라 있는 상황으로 역시 각각 LG, 한화와 맞붙는 최종전에서의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1위 KIA와 공동 3위 롯데가 승리만 한다면 두산과 NC의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높은 순위를 확정 지을 수 있지만, 현재 추세로는 마지막까지 결과를 함부로 예단할 수 없는 격동의 순위 싸움이다. 결국 4개 팀 모두가 승리가 확실한 답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패한다면, 그 순간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로 따라오기 때문.
그리고 이는 역대급 승수를 쌓는 시즌의 피날레가 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KIA가 86승(56패 1무), 두산이 84승(56패 3무), 롯데와 NC가 각각 79승(62패 2무)을 기록 중이다. KIA와 두산은 이미 80승 고지를 밟았다. 롯데와 NC도 최종전을 승리로 장식할 경우 80승을 달성하게 된다. 만약, 이럴 경우 올 시즌 80승 이상을 기록한 팀은 4팀이 되는데, 36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KBO리그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이 된다.
그동안 80승은 앞선 KBO리그 35년 동안 역대 17차례 밖에 나오지 않았다, 1992년 빙그레 이글스가 81승43패2무로 최초의 80승 구단이 됐다. 이후 1993년 해태(81승42패3무), 1994년 LG(81승45패), 1998년 현대(81승45패), 2000년 현대(91승40패2무), 2001년 삼성(81승52패), 2002년 삼성(82승47패4무), 2003년 현대(80승51패2무), 2008년 SK 와이번스(83승43패), 2009년 KIA(81승48패4무), SK(80승47패6무), 2010년 SK(84승47패2무), 2012년 삼성(80승51패2무), 2015년 삼성(88승56패)과 NC(84승57패3무), 2016년 두산(93승50패1무)과 NC(83승58패3무)가 80승을 달성했다. 8개 팀이 17차례의 80승 기록을 나눠가졌다.
또한 80승을 달성한 17팀 중 14팀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한 시즌에 80승이 2팀 이상 나온 경우도 2009년 KIA와 SK, 2015년 삼성과 NC, 2016년 두산과 NC 등 3차례 밖에 없었다. 특별했던 3시즌을 제외하면 80승은 곧 정규시즌 우승의 지표였다. 그동안 80승 구단이 3개 이상 나온 시즌도 전무했다. 그만큼 올 시즌은 막판까지 승수 쌓기와 순위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고 볼 수 있다.
3일 최종전, 과연 4개 구단의 80승 달성이라는 초유의 시즌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 정규시즌 우승과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걸린 경기. 오후 2시, KIA는 헥터 노에시를 내세워 kt 위즈(선발 주권)를 상대하고 같은 시각,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로 SK(선발 문승원)와 맞선다. 이어 오후 3시에는 롯데가 브룩스 레일리로 LG(선발 김대현)를 제물로 3위 확정에 나서고 역시 같은 시각 NC는 장현식을 앞세워 한화(선발 김민우)와 대적해 3위 희망을 되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