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한 질주가 결과적으로 KIA의 정규시즌 우승 확률을 꽉 끌어올렸다.
KIA는 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숱한 고비를 이겨내고 5-3으로 이겼다. 이날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 자력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던 KIA는 매직넘버를 ‘1’로 줄이며 정규시즌 우승에 다가섰다. KIA는 3일 수원 kt전에서 이길 경우 잠실에서 SK와 맞붙는 2위 두산의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2009년 이후 첫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짓는다.
선발 매치업에서는 분명 KIA가 유리했다. 22년 만의 토종 선발 20승에 도전하는 양현종이 충분한 휴식과 함께 마운드에 올랐다. kt는 베테랑 김사율의 관록에 기대를 걸었지만 분명 출발은 KIA가 우위였다. 하지만 역시 야구는 알 수 없는 승부였다. 김사율이 경기 초반 KIA 타선을 꽁꽁 틀어막으며 경기가 대등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그럴수록 쫓기는 쪽은 KIA였다. 3회까지 0-0의 스코어가 이어졌다.
여기서 4회에 중요한 장면이 나왔다. KIA는 선두 김주찬이 2루타를 쳤다. 다만 버나디나가 중견수 뜬공에 머물렀고 최형우의 우전안타가 적시타로 이어지기는 조금 모자라 1사 1,3루가 됐다. 여기서 나지완이 3루수 방면 땅볼을 쳤다.
비교적 전진수비를 하고 있었던 3루수 윤석민의 글러브에 들어간 타구였다. 윤석민이 공을 한 번에 처리하지 못하기는 했으나 타자 주자가 발 느린 나지완임을 고려하면 병살로 이어질 수 있었다. 실제 첫 판정은 병살이었다. 여기서 KIA는 세이프라는 확신 속에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판정은 뒤집어졌다. 타격을 하자마자 병살을 막기 위해 1루까지 사력을 다해 달린 나지완의 발이 먼저 들어갔다는 판정이 내려졌다. 이닝이 끝날 상황이었지만, 선취점이 올라갔다. 아웃 판정을 내린 원심이 이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닐 정도로 간발의 차이였다. 스텝 한 번만 꼬였어도 이 이닝은 더 진행되지 못할 뻔했다.
이 비디오판독 효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다음 타자 안치홍이 곧바로 좌중월 2점 홈런을 때렸다. 비디오판독 성공 하나가 3점으로 이어진 셈이 됐다. 평소에도 간혹 있는 장면이지만, 이날은 KIA의 상황과 맞물려 더 중요했다.
3점은 KIA의 꽉 막힌 흐름을 뚫었다. 전날 대패에 두산에 쫓기고 있는 KIA로서는 흐름상 천금 같은 3점이었다. 결국 KIA는 3-2로 앞선 6회 안치홍이 또 한 번 투런포를 때리며 3점의 리드를 잡았다. 선발 양현종이 5⅔이닝 동안 120개의 공을 던지며 kt 타선에 저항했고, 6회 위기 상황에서 오른 임창용, 그리고 8회 위기 상황에서 등판한 김세현이 상대 타선의 흐름을 끊었다. 결국 KIA가 마지막에 웃었다. 이제 정규시즌 우승까지 딱 1승이 남았다. /skullboy@osen.co.kr
[사진] 수원=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