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기사회생' KIA, 선두 싸움은 여전히 유리하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02 17: 25

패했다면 174일 만에 2위로 내려앉을 상황. KIA가 벼랑 끝에서 탈출하며 단독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순위 싸움은 여전히 KIA가 유리하다.
KIA는 2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kt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팀간 15차전을 5-3으로 승리했다. 0-0으로 맞선 4회, 나지완의 1타점 땅볼과 안치홍의 투런포로 석 점 앞섰다. 이때 얻은 리드를 빼앗기지 않으며 승리를 지켜냈다.
선발투수 양현종은 5⅔이닝 6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시즌 20승 고지에 올라섰다. 토종 선발 20승은 1995년 이상훈(LG)에 이어 22년만이다.

KIA에게 전날(1일) 패배는 충격이었다. 2위 두산에 1.5경기 앞섰던 KIA는 전날 kt에 2-20으로 무릎꿇었다. 선발투수 임기영(3이닝 5실점)을 시작으로 투수진이 장단 25안타를 얻어맞았다. 7회에만 12실점을 내주며 고개를 떨궜다.
반면, 두산은 같은 날 한화에 6-4 진땀승을 거두며 선두 KIA에 반 경기 차까지 따라붙었다. KIA는 2일과 3일 두 경기, 두산은 3일 한 경기를 남겨둔 상황. KIA로서는 충격패 여파를 하루빨리 지워야 했다.
만일 KIA가 2일 경기마저 kt에게 내줄 경우 순위는 2위로 떨어졌다. 승률에서 KIA(.599)가 두산(.600)에 밀렸다. KIA는 4월 12일 잠실 두산전 승리로 롯데, kt와 공동 선두에 올라선 바 있다. 4월 14일 광주 넥센전까지 쓸어담으며 공동 선두. 이때부터 줄곧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만일 2일 경기를 패했다면 174일 만에 2위로 내려앉을 위기였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김기태 KIA 감독은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아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특별히 주문한 건 없다. 평소처럼 임할 뿐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늘 선수 탓 대신 본인이 짊어지는 김 감독의 스타일이었다.
사령탑의 믿음에 선수들이 부응했다. 양현종은 전날 팀 창단 후 한 경기 최다 안타를 몰아쳤던 kt 타선을 3회까지 실점 없이 막아섰다. 그러자 타선이 힘을 냈다. 4회 나지완의 1타점 땅볼을 시작으로 안치홍의 투런포까지 터져나왔다.
양현종이 4회 두 점을 내주며 3-2, 턱밑까지 쫓겼다. 그러자 안치홍의 방망이가 다시 한 번 불을 뿜었다. 안치홍은 볼카운트 1B에서 윤근영의 2구 포크볼을 걷어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시즌 21호 아치. 스코어는 5-2까지 벌어졌다.
이제 KIA는 두산과 승차를 다시 한 경기로 벌렸다. 복잡했던 우승 셈법은 간단해졌다. KIA가 3일 kt전을 승리하면 두산-SK전 결과와 무관하게 자력 우승을 확정짓는다. 3일 경기를 패하더라도 두산이 SK에 무릎 꿇으면 역시 KIA 우승이다. KIA가 두산에 밀려 우승을 놓칠 유일한 경우의 수는 'KIA 패배, 두산 승리'뿐이다.
대장정 종료까지 이제 단 한 경기 남았다. 순위의 윤곽은 아직도 그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KIA가 유리한 상황을 다시 점한 건 분명하다. /ing@osen.co.kr
[사진] 수원=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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