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마동석에게 무엇을 기대하는가.
관객들은 다수의 작품에서 거침없이 주먹을 날리는 '상남자' 마동석을 만나왔다. '나쁜 녀석들'에서는 25일 만에 서울을 접수한 동방파의 행동대장으로 시청자들을 떨게 했고, '부산행'에서는 맨손으로 좀비를 때려잡았다. '베테랑'에서는 '아트박스 사장' 캐릭터로 짧은 출연 긴 여운을 남겼다. 반대로 마동석은 상남자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동시에 '마블리(마동석+러블리)'라는 별명까지 획득했다.
오는 3일 개봉을 앞둔 영화 '범죄도시'(강윤성 감독)는 우리가 마동석에게 기대하는 상남자, 그리고 마블리의 매력을 모두 만나볼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가 될 전망이다.
'범죄도시'는 2004년 하얼빈에서 넘어와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신흥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괴물 형사들의 '조폭소탕작전'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영화. 마동석은 연출을 맡은 강윤성 감독과 함께 무려 4년을 '범죄도시' 기획에 매달렸다. 영화 속에서 나쁜 놈들을 맨주먹으로 거침없이 때려잡는 괴물 형사, 그리고 남다른 리듬감을 자랑하는 스토리의 탄생까지는 연출자인 강윤성 감독과 마동석의 오랜 고민이 있었다.
형사, 그리고 범죄물은 어느새 극장에서 뻔한 공식이 된지 오래다. 그러나 '범죄도시' 속 캐릭터들은 많은 관객들이 봐온 형사물, 그리고 범죄 영화의 일반적 공식을 비껴난다. 크게는 형사들과 나쁜 놈들의 대결 구도이지만, 나쁜 놈 중 가장 나쁜 놈인 장첸(윤계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극은 어느새 장첸 일당과 경찰, 그리고 나머지 나쁜 놈들의 구도로 변화한다. 극은 여러 갈래로 갈라진 관계들을 이어가며 빠른 속도로 전개를 이어간다. 이러한 입체적인 스토리가 주는 재미가 '범죄도시'를 이끄는 가장 큰 힘이다.
이러한 구도 속에서 마동석의 역할은 가장 크게 빛난다. 마동석은 나쁜 놈들을 꼼짝 못하게 하면서도, 특유의 유머를 잃지 않는다. '범죄도시' 속 마동석의 원펀치 액션은 적당히 현실적이면서도 적당히 판타지가 살아있는 액션 시퀀스로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한다. 게다가 직접 나서서 조폭들 간의 화해를 도모하는가 하면, 뒷돈, 접대 등 나쁜 놈들의 '기름칠'에 적당히 응대해주는 독특한 슈퍼 히어로로 범죄가 만연한 도시의 평화를 지킨다. 반면 큰 덩치에 숨겨진 '마블리' 같은 모습도 숨겨져 있다. 너무 큰 팔근육 때문에 자신의 팔꿈치 상처를 보지 못해 끙끙대는 모습은 '마블리' 특유의 사랑스러움을 그대로 차용해왔다. '범죄도시'의 괴물 형사 마석도가 마동석이 아니면 안 됐던 이유다.
마동석은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성룡처럼 마동석식의 액션영화 시리즈를 만들고 싶다"는 희망을 밝히기도 했다. 마동석은 "성룡처럼 스토리와 액션을 동시에 가져가는 마동석 식의 액션 영화가 재미있게 나왔으면 좋겠다. 통쾌한 액션이 들어갔으면 좋겠다"며 "연기에 두 길이 있다면 한 길은 계속 이렇게 가고 싶다. 그렇게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마동석식 액션 영화의 계보가 쓰여진다면 '범죄도시'가 그 첫 장이 될 작품일 것이다. 마동석은 눈으로 보고도 믿지 못할 하드캐리로 마동석식 액션 영화의 시작을, 화려하게 알렸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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