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진실이 세상을 떠난지도 어느새 9년이 지났다. 강산이 한 번은 변했을 시간이지만, 최진실은 여전히 우리 가슴 속에 그리운 얼굴로 남아있다. 우리 곁은 떠났지만, 아름다운 미소와 연기에 대한 열정은 늘 우리 곁에 남아있을 영원한 배우. 아무리 긴 시간이 지나도 우리 가슴 속에서 잊혀지지 않을 故 최진실의 인생작 속 얼굴들을 돌아봤다.
1988년 데뷔한 최진실은 광고 모델로 성공적인 데뷔를 한다. 데뷔 시절 최진실은 모 광고에서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라는 대사로 단숨에 스타로 발돋움하게 된다. 대중적 인지도를 높인 최진실을 '배우'로 각인시킨 작품은 '나의 사랑 나의 신부'(1990),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1991) 등 영화였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감정의 파고가 다른 연기를 선보인 최진실은 드라마 '질투'(1992)를 통해 최고의 배우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현재까지도 최고의 드라마 소재로 쓰이는 남녀 친구간의 사랑을 트렌디하게 그려낸 '질투'는 한국 방송계에 트렌디 드라마라는 장르를 가져온 작품으로 평가된다. 주연을 맡은 최수종, 최진실을 둘러싸고 카메라가 뱅글뱅글 도는 엔딩 장면과 '넌 대체 누굴 보고 있는 거야, 내가 지금 여기 눈앞에 서있는데'라는 가사로 유명한 '질투'의 OST는 2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 호흡을 맞췄던 박중훈과 또다시 호흡을 맞춘 '마누라 죽이기'에서도 최진실의 파워는 여과없이 증명됐다. 살인 청부업자를 고용한 신혼부부라는 독특한 소재를 그린 '마누라 죽이기'에서 자신을 죽이려는 남편에 맞대응하는 아내를 연기한 최진실은 파격적이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배우 최진실의 영역'을 충실히 구축해나갔다.
박신양과 함께 한 영화 '편지'(1997)와 안재욱, 차인표, 전도연과 함께 한 MBC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1997)에서는 연기력이 완전히 물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별은 내 가슴에'는 1997년 당시 시청률 49%를 넘기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고,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전역에서 사랑받으며 한류의 기반을 닦았다.
조성민과의 결혼 이후 사생활로 인한 고통을 겪었다. 그러나 2005년 KBS 2TV 드라마 '장밋빛 인생'으로 브라운관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평범한 전업주부로 살다 배우자의 외도를 겪고, 결국 시한부 판정을 받고 암으로 죽어가는 한 여성의 삶을 녹진하게 그려낸 최진실은 안방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아픔을 겪고 배우로 돌아온 최진실은 손현주와 호흡을 맞춰 더욱 농익은 연기력으로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연기를 선보였다.
유작인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역시 시청자들의 가슴 속에 남아있는 작품이다. 정준호와 함께 중년으로 다시 만난 첫사랑 로맨스를 연기한 최진실은 세월이 지나도 영원히 사랑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또 한 번 확인시키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최진실의 미소를 볼 수 있는 것은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최진실은 세상을 떠났고, 그렇게 우리의 가슴 속에 남은 영원한 별이 되었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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