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삼성. 늘 상위권에 머물렀던 삼성의 부진의 충격은 꽤 크다. 그렇다고 소득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최충연, 최지광, 김시현 등 젊은 투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한 건 다음 시즌을 기대케 하는 희망 요소다. 장차 삼성 마운드를 이끌 재목으로서 손색이 없었다.
지난해 3차례 등판을 통해 7⅔이닝을 소화한 게 전부였던 고졸 2년차 최충연은 올 시즌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42차례 마운드에 올라 3승 8패 3홀드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7.61. 최충연에게 올 시즌은 사실상 데뷔 첫해나 다름없다. 전천후 투수로 뛰면서 1군 타자들과 상대한 게 큰 자산이 될 전망.
김한수 감독은 "최충연이 올 시즌 경험이 좋은 공부가 될 것이다. 비시즌 때 잘 준비해 라이온즈의 중심이 돼야 한다. 최충연은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선수다. 모든 건 본인이 어느 만큼 하느냐에 달려 있다. 얼마든지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투수"라고 호평했다. 겨우내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체격을 키운다면 더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듯.
올 시즌 삼성 유니폼을 입은 최지광은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서 2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이는 등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다. 고졸 신인답지 않게 두둑한 배짱은 단연 으뜸. 허리 통증 탓에 공백 기간이 길었지만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최지광은 지난달 30일 잠실 LG전서 선발 마운드에 올라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김한수 감독은 "최지광은 2회부터 손가락에 물집이 있어서 일찍 불펜 투수를 준비시키긴 했지만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지고 가는 등 운영 능력이 좋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시현은 마운드 위에서 씩씩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구단 관계자들은 김시현에 대해 "고졸 신인답지 않다. 싸울 줄 아는 투수"라고 입을 모은다. 과거 삼성 필승조의 한 축을 맡았던 안지만을 연상케 할 만큼 대담한 투구가 돋보인다.
최충연, 최지광, 김시현 등 젊은 투수들이 올 시즌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 조연이 아닌 주연이 될까. 이들의 비중이 커진다면 삼성 마운드의 기상도는 맑음이다. /what@osen.co.kr
[사진] 최충연-최지광-김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