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만료’ 감독 4인, 재계약 전선 엇갈린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0.02 05: 58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4개 팀 감독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시즌 뒤 재계약 전선의 전망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아직 확실히 결론이 난 부분은 없는 가운데 결국 성적에 민감하게 연동될 것이라는 추측은 가능하다.
2017년 프로야구 정규시즌도 막바지로 흘러가고 있다. 포스트시즌에 나갈 팀들은 모두 확정됐지만 여전히 순위 경쟁은 치열하다. KBO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1~4위 팀의 순위가 최종전에서 결정된다. 6~7위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 와중에 계약이 만료되는 감독들의 거취 또한 확정된 것이 없다. 각 구단들은 “시즌이 끝난 뒤 결정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내놓고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재계약 면접을 봐야 하는 감독은 넓게 보면 총 네 명이다. 김기태 KIA 감독, 양상문 LG 감독, 조원우 롯데 감독, 그리고 이상군 한화 감독대행이 그 주인공들이다. 각자 팀이 처한 상황이 조금씩 다르다. 재계약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 감독이 있는 반면, 마지막까지 성적을 봐야 할 감독도 있다. 워낙 중요한 자리인 만큼 구단들도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김기태 KIA 감독과 조원우 롯데 감독은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두 감독 모두 재계약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채운 셈이다. 막판 2위 두산의 추격에 시달리고 있으나 KIA는 10승부터 80승까지를 모두 선점하며 시즌 내내 1위를 달리고 있다. 2일과 3일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이기면 한국시리즈 자력 직행도 가능하다. ‘정규시즌 1위’는 한국시리즈에서의 선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는 김 감독의 재계약 가능성도 살찌운다.
2015년 시즌을 앞두고 KIA 사령탑에 부임한 김 감독은 ‘3년 계획’에 따라 충실히 움직였다. 구단과 호흡이 비교적 좋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리스마, 때로는 배려가 기본이 된 ‘동행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장악했다. 프런트는 물론 선수단 내부의 평가도 좋다. 아직 재계약에 대한 언질이나 확정적인 부분은 없지만, 그래도 네 명 중에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포스트시즌에서의 좋은 성적이 마지막 고비다.
부임 2년차인 조원우 감독은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롯데의 2012년 이후 첫 가을 나들이다. 전임 두 감독이 가을야구에 실패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차별성이 있다. 지난해 시행착오를 거쳐 올해 단단한 팀을 만들었다. 시즌 초반 다소 부진했을 때도 전체적인 시즌을 내다보며 추진한 사안들의 ‘뚝심’이 돋보였다. 역시 선수단을 잘 장악하고 있고, 경기 운영 등 여러 가지 사안에서 작년보다 발전했다는 평가다.
아직 롯데 측에서 구체적인 재계약 이야기를 꺼낸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 어이없게 미끄러지지 않는 이상 재계약 가능성은 높다는 게 야구계의 전반적인 예상이다. 새 감독 풀이 마땅치 않다는 것은 모든 구단들의 고민이다. 계약 기간이 관심을 모을 수도 있다.
반대로 양상문 감독과 이상군 감독대행의 거취는 앞선 두 감독에 비하면 다소 불투명하다. 2014년 중반 위기의 팀을 맡아 지금까지 이끌어 온 양 감독은 재임 기간 중 팀을 두 차례 포스트시즌에 올렸다. 그러나 올해 뒷심이 달리며 가을잔치 초대권 획득에 실패한 것이 치명타다. 재임 기간 내 마운드 정비는 큰 소득을 거뒀으나 투·타 밸런스가 맞지 않으며 고배를 마셨다. 외국인 타자 등 악재까지 겹쳤다. 스플릿 시스템이 팀 성적에 가져다 준 효과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선수들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비판적 여론도 있다.
LG는 양 감독의 거취를 시즌 뒤 논의하겠다는 생각이다. 감독을 교체한다면 후보군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문제다. 시즌이 끝나면 재계약 여부는 자연스레 결론이 나겠지만, 새 감독 선임까지는 다소간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시각이다. 어쨌든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재계약 가능성은 떨어졌다는 게 전체적인 전망이다. LG는 팀이 3위권을 지키고 있을 때도 양 감독에 대한 재계약 오퍼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상군 대행은 가장 애매한 위치에 있다. 김성근 감독의 갑작스러운 이탈 후 팀의 지휘봉을 잡은 이 대행은 비교적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성근 감독이 떠난 5월 22일까지 한화의 성적은 승률 4할1푼9리(18승25패)였다. 이 대행이 맡은 기간 팀 성적은 승률 4할3푼4리(43승56패1무)로 소폭 나아졌다. 급격한 상승은 아니었지만 외국인 선수 및 국내 주축 야수들의 부상이 이어졌음을 고려하면 나쁜 성과는 아니다.
이 대행은 온화한 리더십과 관리 야구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작전 능력 등 몇몇 부분은 좀 더 검증이 필요하지만 일단 감독 대행으로서 해야 할 임무는 비교적 잘 수행했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한화는 차기 감독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강조한다. 다만 이 대행도 정식 감독 후보군에 들어간 모양새다. 그러나 이른바 ‘성골’ 출신들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인사들도 있어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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