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최하위권’ 김현수, MLB 잔류 가능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0.02 05: 56

김현수(29·필라델피아)의 한 해는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으로 끝났다. 메이저리그(MLB) 진출시 맺은 2년 계약이 끝난 가운데 내년에는 김현수가 어느 무대에서 뛰고 있을지 관심이다.
도약이 기대됐지만, 오히려 뒷걸음질을 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수많은 난관과 역경을 딛고 볼티모어의 주전 좌익수가 된 김현수의 앞길은 창창해 보였다. 적응기도 지났으니 이제는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것이라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볼티모어의 플래툰 시스템은 여전했다. 트레이 맨시니라는 장타력을 갖춘 신인의 성장도 악재였다. 무엇보다 김현수의 방망이가 침묵했다.
김현수는 볼티모어에서 가진 56경기에서 타율 2할3푼2리, OPS(출루율+장타율) 0.593으로 부진했다.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으나 김현수의 지난해 OPS는 0.801이었다. 큰 폭의 추락이었다. 7월 말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됐으나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여전히 제한된 기회 속에 방망이 리듬이 살지 않았다. 1일까지(한국시간) 40경기에서 타율 2할3푼, OPS 0.608에 그쳤다. 올 시즌 239타석에서 때린 홈런은 고작 한 개였다.

이런 김현수의 OPS는 리그 최하위권이었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에 따르면 1일까지 200타석 이상에 들어선 MLB 타자는 349명이다. 김현수의 시즌 OPS 0.599는 이 중 340위에 해당한다. 김현수의 뒤에는 9명뿐이다. 여기서 전문 외야수를 추려보면 아담 엔젤(시카고 화이트삭스·0.522)만이 김현수보다 아래다. 공격력이 중요한 코너 외야수가 주 포지션임을 고려하면 올해 성적이 매력적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현수의 장점은 어디까지나 공격이었다. 수비는 리그 평균 아래임이 여러 지표에서 드러난다. 주루는 애당초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지난해 김현수가 각광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3할2리의 타율, 3할8푼2리의 출루율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런 공격력이 사라진 김현수는 제대로 된 반등의 시기 한 번 보여주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쳤다.
이제 관심을 모으는 것은 향후 거취다. 김현수는 2016년 시즌 전 볼티모어와 2년간 7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마이너리그 거부권까지 포함된 비교적 좋은 대우였다. 올해로 이 2년 계약이 끝나는 김현수는 새로운 팀을 찾아야 한다. 외야에 젊은 선수들이 많은 필라델피아가 김현수에게 손을 내밀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결국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김현수 측은 향후 계획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에이전시 관계자는 “시즌이 끝나고 생각할 문제”라고 말을 아낀다. MLB에서 성공하지 못한 김현수가 명예회복의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는 추론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는 무시할 수 없다. 2년간 성적이 좋지 않았다. 확실한 장점을 보여주지 못한 반면, 오히려 단점이 더 도드라졌다. 2016년 당시 수준의 계약도 힘들다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다.
김현수의 의지에 달린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좋지 않은 조건이라도 MLB 재도전에 무게를 둔다면 데려갈 팀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마이너리그 거부권 등을 포함시키기는 어렵다. 최악의 경우 스플릿 계약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도전 기회를 얻는 대신 안정적인 생활을 포기해야 한다. 김현수도 이제는 서른에 이르렀다. 한국 복귀설이 계속해서 나오는 이유다. 김현수의 겨울에 어떤 시나리오가 기다리고 있을지 관심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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