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끝까지 간다.
KIA와 두산의 1위 싸움이 정규시즌 최종전을 통해 승자가 가려진다. KIA는 2~3일 수원 kt전, 두산은 3일 잠실 SK전을 남겨놓고 있다. 아직 반경기 차이로 1위를 달리고 있는 KIA가 확률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지만 분위기상으로는 2위 두산이 유리해졌다. 확률과 분위기의 싸움, 과연 누가 웃을까.
역대 KBO리그에서 정규시즌 최종전에 1위가 확정된 건 1990년 LG, 1995년 OB, 2003년 현대가 있었지만 마지막 날 정규시즌 1위가 결정된 팀은 2004년 현대가 유일하다. 당시 현대는 정규시즌 마지막 날까지 2위 삼성으로부터 거센 추격을 받고 있었다. 그 이후 13년 만에 KIA-두산이 똑같은 상황이다.
확률적으로는 KIA가 분명 유리하다. 13년 전 마지막 날 1위를 확정한 현대도 2위 삼성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자력 우승을 이뤘다. KIA도 아직 2위 두산에 0.5경기 차이로 앞서있고, 잔여 2경기에서 자력 우승이 가능하다. 두산의 최종전에 관계 없이 KIA가 2~3일 수원 kt전을 잡으면 스스로 1위 확정이다. 1승1패를 하면 확률이 낮아지지만 그 경우 두산이 최종전을 이겨야 순위가 바뀐다. 확률상으로 KIA가 여유 있다.
KIA는 2일 양현종에 이어 3일에는 헥터 노에시가 선발로 나설 예정이다. 나란히 19승으로 다승 공동 1위에 올라있는 두 투수인 만큼 승리 확률이 높다. 게다가 kt는 2일 김사율, 3일 주권이 각각 선발등판하지만 양현종-헥터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 kt는 라이언 피어밴드와 고영표가 어깨 통증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선발투수 매치업으로만 본다면 KIA의 2연승은 크게 어렵지 않다. 다만 분위기가 문제다. 1일 kt전에서 2-20 충격적인 대패를 당했다. 경기를 질 순 있지만 너무 무기력하게 졌다. 두산이 다시 반경기 차이로 따라오면서 심리적으로 쫓기는 압박감이 커졌다. 이 같은 부담감에서 2경기를 다 이겨야 한다는 게 쉽지 않다.
확률상으로는 불리한 두산이지만 오히려 분위기는 KIA보다 낫다. 1일 대전 한화전에서 6-4로 승리한 두산은 마지막 희망의 끈을 이어갔다. 이제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3일 잠실 SK전 마지막 경기를 이기고 KIA가 1패만 하면 승차가 없지만 승률상 2리가 앞서 역전이 가능하다. 한 가지 경우의 수만 생각하면 된다.
3일 상대할 SK가 전력을 쏟아부을 수 없다는 점도 두산에 호재다. 5위 SK는 이틀 뒤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준비해야 한다. 문승원이 선발투수로 나설 예정인 가운데 투타 주축 선수들은 휴식을 갖거나 풀로 뛰지 않을 것이 유력하다. 두산은 최종전 선발로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 카드를 고려 중이라 승산이 높다.
결국 2일 수원 KIA-kt전이 중요하다. KIA가 이날 경기를 이긴다면 최종전에서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하지만 만에 하나 KIA가 패한다면 1위가 두산으로 넘어간다. KIA의 자력 우승도 불가능해진다. 2일 경기에 따라 KIA와 두산의 최종전 분위기도 달라질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김기태-김태형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