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외야수 박건우가 구단 사상 첫 20-20 클럽의 주인공이 됐다.
박건우는 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와 원정경기에 3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 1회 첫 타석에서 배영수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시즌 20호 홈런. 이에 앞서 도루 20개를 기록한 박건우에겐 데뷔 첫 20-20 클럽 가입 순간이었다.
박건우뿐만 아니라 두산 구단 36년 역사를 통틀어서도 처음이었다. 지난해까지 35년간 두산에는 20-20 타자가 한 명도 없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잠실구장을 홈으로 쓴 영향이었지만, 옆집 LG에선 3명(1992년 송구호, 1994년 김재현, 1999년 이병규)의 20-20 가입자가 있었다는 점에서 두산으로선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박건우가 두산의 자존심을 살리며 20-20 역사를 새로 썼다. 지난해 20홈런-17도루로 아깝게 20-20 달성을 이루지 못한 박건우였지만 올해 재도전은 성공했다. 지난 24일 잠실 kt전에서 3개의 도루를 성공하며 20도루를 채운 박건우는 두산의 시즌 143번째 경기에서 20홈런까지 도달했다.
경기 후 박건우는 "솔직히 20-20은 너무 해보고 싶은 기록이었다. 그동안 홈런을 의식하다 보니 밸런스가 무너졌는데 오늘 홈런을 쳤으니 다시 좋았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첫 타석에 마음 비우고 들어간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나보다 (김태형) 감독님이 더 좋아주셔서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박건우는 "올 시즌 내 실력에 비해 성적이 과하게 나왔다. 코칭스태프와 선후배 등 주위에서 많은 도움을 준 것이 크다"고 덧붙였다. 3일 잠실 SK전 시즌 최종전을 남겨놓은 1일 현재 박건우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3할6푼6리 176안타 20홈런 77타점 91득점 20도루 OPS 1.006으로 리그 최정상급이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