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승부처] 같은 무사 만루, KIA는 조급했고 kt는 여유 넘쳤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01 17: 53

2회, 나란히 찾아온 무사 만루 기회. 두 팀의 희비는 엇갈렸다. 승부의 균형추도 거기서 기울었다.
kt는 1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KIA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팀간 14차전을 20-2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돈 로치의 7이닝 1실점 역투도 빛났다. 그러나 주역은 타선이었다. kt 타선은 창단 후 한 경기 최다 득점인 20점을 올리며 KIA 마운드를 폭격했다.
결승점은 다소 이른 시점인 2회 나왔다. 2회 KIA가 한 점을 뽑았으나 kt가 곧장 석 점을 뽑았다. 흥미로운 건 두 팀 모두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는 점이다. 한 점을 얻은 KIA와 석 점으로 넉넉히 달아난 kt. 여기서 희비가 갈렸다.

먼저 기회를 잡은 건 초공격의 KIA였다. KIA는 0-0으로 맞선 2회 선두 최형우의 우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나지완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랐다. 무사 1·2루, KIA 벤치는 안치홍에게 희생번트 사인을 냈다.
KIA는 이날 전까지 141경기서 90번의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시도 자체도 넥센(48개), 두산(66개) 다음으로 적었으며 성공률도 58.9%로 썩 높지 않았다. 거기에 6번타순임을 감안하면 과감한 선택이었다. 그만큼 선취점이 절실했다.
그러나 안치홍은 초구와 2구에 거푸 파울을 만들었다. 스리번트를 감행할 수 없던 상황. 안치홍은 풀카운트 승부를 펼치며 침착하게 볼넷을 얻어냈다. 전화위복이었다. 흐름상 KIA가 몰아치기에 나설 차례였다. 그러나 첫 타자 이범호가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그 사이 3루주자 최형우가 홈을 밟았으나 1루주자가 2루에서 포스아웃됐다.
1사 1·3루, 이번에는 김민식이 1루 땅볼을 때려냈다. 오태곤이 잡아 홈으로 뿌렸고 이해창이 3루주자 나지완을 태그, 실점없이 2사 1·2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쫓긴 건 KIA였다. 결국 김선빈의 유격수 땅볼로 무사 만루 1득점에 그쳤다.
kt도 곧장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kt는 2회 단타 세 개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유한준과 이해창, 오태곤이 연달아 임기영을 두들겼다. 단타 세 개로 득점하지 못한 부분은 아쉬웠지만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박기혁이 좌선상 2루타를 때려내며 순식간에 2-1 역전을 만들었다. 비록 후속 하준호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정현이 우전 안타로 오태곤마저 불러들였다. kt의 3-1 역전.
무사 만루에서의 기대득점은 약 2.5점이다. 평균적으로 2.5점 정도는 만들어왔다는 의미다. kt는 이를 살짝 상회하는 3점을 뽑았지만 KIA는 단 1득점에 그쳤다. 결국 2회에 벌어진 차이는 끝까지 좁혀지지 않았다. 마음 급한 KIA보다 여유 넘쳤던 kt가 미소지은 순간이었다. /ing@osen.co.kr
[사진] 수원=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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