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말 기적 같은 일들만 가득해요"
밴드 잔나비에게 2017년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해다. 1월 윤종신과 함께 네이버 히든트랙넘버V 프로젝트로 더 많은 팬들에게 자신들의 음악을 알렸고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과 '불후의 명곡' 무대에 서며 '대세 밴드'로 자리매김했다. 페스티벌, 콘서트 등 잔나비를 기다리는 무대도 많았다.
"슈퍼스타가 됐다"는 인사에 잔나비 멤버 최정훈(보컬), 유영현(건반), 장경준(베이스), 김도형(기타)은 "아직 멀었다"며 멋쩍게 웃었다. 지난 9일 발표한 'She' 반응도 뜨거워 누구보다 행복한 요즘을 보내고 있는 이들이 합정동 OSEN 사옥에 떴다. 부상으로 잠시 쉬고 있는 드러머 윤결은 마음으로 대신했다.
◆"'she', 팬들에게 써주는 답가"
지난 9일 나온 'She'는 잔나비가 지난 1월 히든트랙넘버V에서 만든 노래다. 당시 데모 버전이었다면 이번에 정식으로 나온 음원은 좀 더 다듬어져서 잔나비의 음악 색깔이 가득 묻어나 있다. 통통 튀는 음악 뿐만 아니라 'She'처럼 감미롭고 감성 가득한 노래 역시 잔나비 표다.
"1월에 낸 노래랑 편곡을 달리했어요. 그때의 잔나비와 지금의 잔나비가 많이 달라졌고 성장했다는 걸 보여드리려고 했죠. 다음 앨범을 그리고 있는데 그 과정에 있는 첫 단계를 보여드리는 'She'예요. 많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해요. 팬들이 디즈니 흑백 영화 느낌 난다고 하는데 딱 맞아떨어졌죠(최정훈)."
"팬들과 함께 쓴 가사잖아요. 팬들에게 외적으로 힘을 받았던 적이 있어서 답가를 써주자고 했죠. 저희가 편지 쓴 것처럼 가사를 썼는데 답장처럼 댓글이 많이 달려서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추남 밴드'라는 표현도 감사하고요. 가을에 듣기 좋다는 건 감성이 풍부할 때니까 매년 이맘 때 생각나는 노래이길 바라요(최정훈 김도형 장경준)."
◆"26살 1월 이후 우리 인생이 달라졌어요"
잔나비는 1월 히든트랙넘버V에서 '키맨' 윤종신이 선택한 '락커'로 대중에게 인사했다. 이들의 음악은 제대로 통했고 '유희열의 스케치북'과 '불후의 명곡'에 진출하는 등 대중적인 인기를 확보했다. 마니아들 사이에서 '아이돌'이었던 잔나비가 '대세 밴드'로 거듭난 순간이다.
"작년에 세워 둔 계획은 올 1월부터 3월까지 곡 작업을 해서 8~9월애 새 앨범을 내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1월 히든트랙 덕분에 저희가 2월에 '유스케'와 '불후의 명곡'에 나가게 됐고 블루스퀘어 공연에 서고 여름 락페스티벌에 나가고 콘서트도 크게 열게 됐죠. 나비효과 같아요. 정말 감사한 2017년이죠(최정훈)."
"이번에 'She' 발매했을 때 피부로 좀 많이 느꼈어요. '몽키호텔' 앨범 때엔 '들어주세요' 했는데 이젠 찾아서 들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죠. 저희의 인생을 26살 1월 전과 후로 나눌 수 있죠. 저희 음악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준 게 히든트랙넘버V였습니다. 정말 최고예요(장경준, 최정훈)."
◆"'좋니' 역주행 할 줄 알았어요"
이런 점에서 잔나비에게 윤종신은 은인이고 귀인이다. 2013년 엠넷 '슈퍼스타K'에 나갔다가 심사위원 윤종신에게 혹평을 받았지만 4년 뒤 마침내 그에게 인정 받은 잔나비다. 이번 'She'를 발표하고서 윤종신을 직접 찾아 CD를 선물했고 "잘한다"는 칭찬까지 또 들었다.
"주변에서 미스틱에 들어가냐고 물어요(웃음). 들어갈거지? 계약했지? 이런 얘기도 많이 들었고요. 그건 아니지만 윤종신 선생님이 아껴주셔서 감사할 뿐입니다. 이번 'She'도 좋다고 해주셨고요. '너희도 '좋니'처럼 될 수 있다. 너희가 하는 음악을 꾸준히 만들다보면 인정 받더라 언젠가는'이라고 응원해 주셨어요(최정훈)."
"'좋니'가 역주행했잖아요. 선생님이 1위 가수가 되셨고요. 좋은 노래는 분명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걸 저희에게 알려주신 셈이죠.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풋풋한 신인이 아닌 연륜 있는 가수이신데 유행곡 쏟아지는데도 본인만의 색깔을 갖고 음악을 해 느지막히 1등할 수 있는 걸 보여주시니 감사할 따름이고요. 희망을 봤답니다(최정훈)."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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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