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살리기’ PIT, 비자 발급 재추진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0.01 06: 38

강정호(30)를 살리려는 피츠버그의 노력은 계속된다. 도미니카 윈터리그 출전이라는 우회로를 만든 것에 이어, 물밑에서는 미국 비자 발급을 위한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사정에 밝은 복수의 관계자들은 “피츠버그가 강정호의 미국 비자 발급을 재추진하고 있다. 사전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겨울 음주운전 사고 여파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강정호는 미국 취업비자 발급이 거부돼 올 한 해 메이저리그(MLB) 무대에서 뛰지 못했다.
당초 강정호 측은 벌금형 선고를 예상하고 대사관 측에 취업비자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벌금형으로 끝난다면 취업비자는 나왔을 것으로 전망하는 시선이 우세하다. 그러나 법원이 정식재판으로 이 사건을 가져갔고, 벌금형 이상의 실형이 선고됨에 따라 사정이 완전히 돌변했다. 결국 대사관은 발급 신청을 거부했고, 강정호는 항소심에서도 패하며 비자 발급을 접었다.

그간 조용히 한국에 머물던 강정호는 최근 도미니카로 출국해 윈터리그 출전을 앞두고 있다. 강정호의 실전 공백이 지나치게 길어지는 것을 우려한 피츠버그의 아이디어였다. 비록 MLB보다는 수준이 낮지만 윈터리그는 적잖은 메이저리거들이 출전한다. 비교적 수준 높은 경쟁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다. 강정호는 90일짜리 비자를 받았고 윈터리그 출전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미국으로 돌아와야 가치가 있다. 피츠버그도 외부 네트워크를 총동원하며 비자 발급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LB 사무국 및 노조 측과도 논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지 않은 시점이지만 이제는 사고 당시와 시차가 조금 있어 발급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강정호 측도 피츠버그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에 정성을 쏟고 있다. 비록 비자 발급은 무산됐지만 첫 신청 당시에도 긴밀한 공조를 통해 강정호 구하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비자 발급이 끝내 되지 않자 트레이너를 보내 강정호의 몸 상태를 체크했고, 훈련 프로그램에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도미니카 윈터리그 출전도 피츠버그가 다리를 놔준 덕이라는 평가다.
피츠버그가 강정호에게 매달리는 것은 결국 팀 사정 때문이다. 강정호의 공백을 절실하게 느꼈기 때문이다. 데이빗 프리즈가 3루를 봤지만 강정호의 공격 생산력만 못했다. 벤치 가용 인원이 줄어드는 이중고도 있었다. 강정호는 2015년 MLB에 진출한 뒤 2년간 229경기에서 타율 2할7푼3리, OPS(출루율+장타율) 0.838, 36홈런, 120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주전으로 활약했다. 현재 팀 40인 내에 강정호를 대체할 만한 선수도 없을 뿐더러 이만한 선수를 데려오려면 이적시장에서 큰 지출이 필요하다. 
지금 당장 미국행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결국 스프링캠프를 앞둔 훈련 시간까지 따지면 늦어도 올해 안에는 취업비자가 발급되어야 한다. 한 번 더 거부 당할 경우 내년 전망까지 어두워져 피츠버그 측에서도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츠버그의 노력이 강정호를 다시 미국으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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