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마무리투수로 시즌을 시작한 오승환(35)의 기대이하 활약도 세인트루이스 실패 요인 중 하나다. 그래서일까. 오승환은 마이크 매시니 감독을 비롯해 세인트루이스 구단 사람들에게 거듭해서 사과했다.
1일(이하 한국시간) 지역지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지난해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로 훌륭한 시즌을 보냈던 오승환이 올해는 1승6패20세이브 평균자책점 4.10에 그치고 있다. 매시니 감독은 오승환이 몇 번이나 사과를 했다고 알려줬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매시니 감독은 "오승환은 특별하다. 그는 내게 셀 수 없을 만큼 사과를 했다. 구단 전체의 여러 사람들에게 '좋아지지 않아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가 지내왔던 문화적인 부분이겠지만 그만큼 그에게 기대치가 컸고, 사과를 하게 만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매시니 감독은 "오승환은 아무 것도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 메이저리그는 힘든 곳이다. 그는 지난해 정말 좋은 활약을 쉽게 했고, 흘륭한 투수다. 모든 부분이 정상적일 때 오승환은 올해 보여준 것보다 더 잘할 수 있다. 오승환 본인도 알고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마무리 자리를 꿰찰 만큼 빠르게 적응한 오승환이었지만 올해는 혹독한 2년차 징크스에 시달렸다. 시즌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로 준비를 너무 서둘렀고, 시즌 막판엔 햄스트링 부상까지 겹쳤다. 정상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며 고전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오승환 대신 트레버 로젠탈을 후반기부터 마무리로 썼지만 토미 존 수술로 이탈한 뒤로 고정 마무리 없이 시즌 후반을 보냈다. 결국 세인트루이스는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고, 오승환도 이에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를 하고 있다. 이 모습이 매시니 감독에게도 좋은 인상을 주고 있다. 지난해 오승환을 중용했던 매시니 감독은 정상 컨디션일 때 그가 좋은 투수란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세인트루이스는 이제 잔여 2경기만 남겨놓았다. 오승환과 세인트루이스의 2년 계약도 종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오승환의 진심 어린 사과가 세인트루이스를 향한 작별인사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