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가정 환경을 딛고 모두에게 인정 받는 가창력을 지닌 가수 겸 뮤지컬 배우로 우뚝 섰다. 그렇기에 차지연을 뛰어넘을 후배들을 앞으로 20년 동안은 찾기 힘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점쳐본다.
30일 오후 방송된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는 뮤지컬 ‘판소리’에 출연 중인 뮤지컬 배우 서범석과 차지연이 출연해 작품부터 인생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판소리'에서 송화 역을 맡은 차지연은 이날 “국악 집안이라 어릴 때부터 판소리를 듣고 자라 습득에 빨랐다”며 “저는 판소리를 2개월 정도 배웠다”고 말했다. 그녀는 판소리 무형문화재인 외할아버지 박오용 옹의 끼를 물려 받아 3살부터 국악 신동이란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차지연은 2006년 뮤지컬 ‘라이온 킹’에서 라피키 역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마리아 마리아’ ‘솔로의 단계’ ‘드림걸즈’ ‘선덕여왕’ ‘서편제’ ‘엄마를 부탁해’ ‘마리 앙투아네트’ ‘레베카’ ‘위키드’ ‘마타하리’ 등에 출연했다. ‘서편제’는 이번이 3번째 출연이다. 앞서 이 작품을 통해 뮤지컬 배우 신인상과 여우주연상을 두 차례 받은 바 있다.
이날 방송에서 차지연은 가정 환경이 어려웠음에도 자신의 처지에 굴복하지 않고, 노력을 통해 지금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어릴 때부터 10년 동안 국악을 전공했고, 신동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여러 방송에 출연했었다. 하지만 가정 환경이 어려워져 국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제가 제일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게 노래라 가수수가 되기로 결심하고 여러 소속사들을 물색했다. 여기 저기 오디션을 보며 다녔는데 7년 동안 돈만 뜯기며 사기를 당했다. 몸과 마음이 지쳐 아예 생각을 접고 충무로에 있는 한 은행에 비정규직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제 인상이 너무 세서 카드를 제작하는 일만했다(웃음).”
하지만 기회가 찾아왔다.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 동문이 어느 날 그녀에게 연락해 뮤지컬 ‘라이온킹’에 자리가 났다며 출연해달라고 부탁을 한 것. 우연히 '라이온 킹'을 만난 것은 지금껏 노력해온 차지연의 노력에 감동해 하늘이 도운 게 아닐까.
이어 차지연은 “은행 월급보다 20만원이나 더 준다는 말에 한다고 했다. 심바 엄마 역을 맡게 됐고 일본으로 날아서 본격적으로 연수를 받았다. 다른 (배우)분들은 해외에 왔으니 쇼핑도 하시고 술도 드셨는데 저는 방에서 미친 듯이 연습만 했다. 다행히 (라피키) 역할을 주셔서 바로 하게 됐다”고 부연했다./purpli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