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제 JTBC 드라마 ‘청춘시대’(극본 박연선, 연출 이태곤)가 20대 청춘들이 겪을 수 있는 현실적인 에피소드를 주제로 공감과 재미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여름 방송된 시즌1에서는 남자친구의 데이트 폭력에 당해 학교까지 휴학한 정예은(한승연 분)이 핵심 인물로서 중심축을 이뤘다. 여전히 데이트 폭력의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데이트폭력을 사랑 싸움으로 왜곡하는 잘못된 사회 인식과 폭행이 없으면 마땅히 처벌할 규정도 없는 현행법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시즌2의 중심은 피해의식이 아닐까 싶다. 그것을 표현하기 위핸 소품으로 ‘분홍 편지’가 등장하는데 시작부터 발신인과 수신인을 알 수 없어 궁금증을 유발해왔다. 그러다 지난 29일 방송에서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자살한 조앤이자 문효진(최유화 분)이 그런 경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현실을 부정하는 나쁜 생각과 마음이 뒤엉켜 자신을 통제할 수 없게 됐기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불행의 원인이 초등학교 3학년 때 만난 송지원(박은빈 분)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생전 동거남에게 “초등학교 3학년 이후로 내 삶이 망가졌다. 부탁이 있는데 한 명만 죽여 달라”고 부탁하며 세상을 떠났다.
부채의식이 있던 동거남(윤경호 분)은 협박범이 돼 하숙집 벨에포크를 찾았고, 분홍 편지를 보낸 사람이 효진이었으며 그녀가 지원과 초등학교 3학년 때 동창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을 몰랐던 지원은 “내가 사춘기가 일찍 왔던 건지, 효진의 구두를 질투한 건지, 다른 거짓말과 달리 문효진과 관련된 거짓말은 늘 문제가 됐다”고 고백했다.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가 종영까지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가만히 앉아 있다 보면 관계없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하고, 한 번 시작하면 스스로 인식하기 전까지 끝을 봐야하는 게 불안한 20대를 보내는 청춘들의 모습이다.
이룬 게 없다는 불안한 마음에, 만나고 싶은 친구들을 만나지 않고 놀러 가고 싶은 곳에도 놀러 가지 않고 보고 싶은 TV 프로그램까지 참으면서 스스로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데, 그럴 때는 보통 부정적인 생각과 피해의식 짙은 잡념들이 머리를 뒤덮기 마련이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현재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자신보다 주변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에 대한 비난이 폭풍우처럼 지배하면서도 그 원인을 바깥에 두는 것이다.
외모부터 성격, 전공, 남자 취향, 연애 스타일까지 모두 다른 5명의 여대생들이 벨에포크에 모여 살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청춘시대’는 결국 2017년 현재를 사는 20대 청춘들의 자화상이다./purplish@osen.co.kr
[사진] '청춘시대' 홈페이지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