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선발 자리를 확보하려던 류현진(LA 다저스)가 '최종 리허설'을 망쳤다. '천적' 콜로라도 타자들에게 진기록만 안겨줬다.
류현진은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 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2이닝 6피안타(3피홈런) 1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다저스의 1-9 패배.
올 시즌 콜로라도전 4전 4패. 평균자책점 8.67이 됐다. '투수들의 악몽'인 쿠어스필드 3경기에선 10⅔이닝 20피안타(4피홈런) 8볼넷 10탈삼진 17실점(12자책)으로 무너졌다. 평균자책점 10.19다.
쿠어스필드 '산사나이들'에게 진기록을 선사했다. 1회 2사 후 류현진은 '천적' 놀란 아레나도에게 솔로 홈런(37호)을 허용했다. 아레나도는 이 홈런으로 시즌 130타점째를 기록했다. 라이언 하워드(전 필라델피아)가 2006~09년 3시즌 연속 130타점을 기록한 이후 3시즌 연속 130타점 이상을 기록한 타자가 됐다.
이전까지 류현진 상대 성적이 14타수 8안타였던 아레나도는 올해 류현진과 10타석 맞붙어 9타수 8안타 3홈런 2루타 2개로 '천적' 관계를 굳혔다. 이날 5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류현진은 찰리 블랙몬에게 '톱타자 100타점' 기록을 안겨줬다. 전날까지 1번타순에서 99타점을 쌓은 블랙몬은 2회 2사 2루에서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우측 관중석 상단에 꽂히는 투런 홈런(37호)을 터뜨렸다.
톱타자로 시즌 101타점째. 대런 얼스태드가 2000년 기록한 톱타자 100타점을 뛰어넘은 역대 1번타자 최다 타점 신기록이다. 블랙몬은 5회 적시타로 1타점을 보태 102타점으로 늘려갔다. 이날 5타수 2안타 3타점.
후반기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42의 좋은 성적을 기록한 류현진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콜로라도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PS 4선발에 대한 믿음을 주지 못한 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한, 잠재적 디비전시리즈 상대가 될 수 있는 콜로라도 타자들의 기를 살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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