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LA 다저스)이 '최종 리허설'을 망쳤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에게 '명분'을 주지 못했다. 포스트시즌 엔트리를 놓고 다저스 수뇌부는 명쾌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게 됐다.
류현진은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 주 덴버의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로 등판, 2이닝 6피안타(3피홈런) 5실점으로 부진했다.
홈런을 3방이나 얻어맞았다. 쿠어스필드에서 천적 타자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한 콜로라도 상대로 쾌투로 포스트시즌 4선발 자리를 확보하는 기대가 어긋났다.
류현진은 1회 찰리 블랙몬과 디제이 르메이휴를 3루수 저스틴 터너의 호수비로 2아웃을 잡았다. 하지만 '천적' 놀란 아레나도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풀카운트에서 8구째 던진 84마일 체인지업은 중월 솔로 홈런이 됐다.
이어 트레버 스토리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류현진은 2사 1루서 마크 레이놀즈에게 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풀카운트에서 91마일 포심 패스트볼이 통타당했다.
2회에도 피홈런 악몽이 이어졌다. 선두타자 이안 데스몬드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2사 2루가 됐다. 블랙몬에게 풀카운트에서 투런 홈런을 맞아 5점째를 허용했다. 3회 타석에서 톰슨으로 교체, 2이닝 만에 교체됐다.
포스트시즌을 앞둔 다저스는 4선발을 류현진과 알렉스 우드 누구로 할 지 마지막까지 고민 중이다. 올 시즌 16승(3패 ERA 2.72를 기록한 우드, 후반기 10경기에서 ERA 2.42인 류현진 모두 4선발로 손색이 없다.
불펜 약점이 고민인 다저스는 불펜 경험이 많은 우드를 포스트시즌에선 불펜 투수로 승부처에서 자주 활용하는 카드로 만지작거리고 있다. 우드가 시즌 내내 선발로 팀에 공헌도가 크지만,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다.
다저스 수뇌부가 마음 편하게 우드를 불펜으로 돌리게 하려면, 류현진이 마지막 선발 경기에서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하지만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콜로라도 강타선에 혼쭐이 났다.
후반기 내내 잘 던져온 성적이 마지막에 생채기가 났다. 그럼에도 류현진이 포스트시즌 4선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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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레나도(가운데) 레이놀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