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호의 타이거스토리] 두 캡틴의 커리어에 'V' 글자 새길까요?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09.30 13: 00

KIA 내야수 이범호와 외야수 김주찬은 1981년 동갑내기로 닮은 점이 많다. 우선 KIA타이거즈의 프랜차이즈 스타는 아니다. 이범호는 대구고를 졸업하고 한화에 입단해 주전으로 성장해 소프트뱅크에서 1년을 뛰었다. 김주찬은 충암고 출신으로 삼성에 입단해 이듬해 롯데로 이적했다. 
FA 자격을 얻어 나란히 KIA 유니폼을 입었고 해결사로 활약했다. 이범호는 소프트뱅크 1년을 뒤로 하고 2012년 2월 전격적으로 KIA와 FA 계약을 했다. 입단과 동시에 해결사로 자리잡아 전반기 선두 질주를 이끌었다. 김주찬은 롯데에서 FA 자격을 어 2012년 11월 KIA와 계약을 체결했다. 역시 김주찬 효과라는 단어를 낳으며 타선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나란히 전현직 주장이다. 이범호는 2014년 주장을 맡아 2016년까지 3년 동안 선수들을 이끌었다. 2016년에는 5위로 올라 와일드카드 진출의 성과를 거두었다. 김주찬은 올해부터 주장을 맡았다. 개막 직후부터 선두에 오른 팀을 잘 끌어오고 있다. 누가 뭐라해도 선두 행보에는 주장의 힘이 크다. 

작년에는 나란히 커리어 하이 기록을 찍었다. 이범호는 3할1푼, 33홈런, 108타점을 올렸고 김주찬은 3할4푼6리, 20홈런, 101타점을 기록했다. 올해는 거꾸로 나란히 극심한 부진도 겪었다. 김주찬은 한때 1할대 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범호는 반등에 성공하는 듯 했으나 여름에 다시 슬럼프에 빠졌다. 나란히 2군도 다녀왔다. 
그러나 두 선수는 보란듯이 타선의 중심으로 다시 일어섰다. 김주찬은 불방망이를 회복해 3할대 타율을 회복했고 이범호는 결정적인 적시타를 터트리기 시작했다. KIA가 2위로 내려앉을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이들의 방망이가 터지며 팀이 다시 반등에 성공했다. KIA는 두 선수가 이끌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동병상련이 있다. 이들은 단 한번도 우승의 경험이 없다.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은 항상 남의 잔치였다. 후배 최형우는 삼성 왕조를 이끌었던 주역이었으니 새삼 말할 필요가 없다. 역시 후배 나지완은 2009년 한국시리즈 역사상 가장 극적인 역전 끝내기 우승 홈런을 터트린 인물이다. 이범호는 한화시절인 2006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지만 우승의 감격은 누리지 못했다.
두 선수는 프로 18년째를 보내고 있다. 참으로 질긴 무관의 세월이었다. 과연 이들의 커리어에 우승이라는 두 글자가 새겨질 수 있을까? 두 선수는 kt와의 마지막 운명의 3연전을 앞두고 있다. 2승을 거두면 정규리그 우승,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굳이 묻지 않아도 눈에는 간절함, 가슴에는 용광로보다 더 뜨거움이 들끓고 있을 듯 하다.  /KIA타이거즈 담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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