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시즌 막바지가 되면서 한화 차기 감독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다. 여러 소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 중 하나가 외국인 감독설이다. 올해 SK가 트레이 힐만 신임감독 체제에서 기대이상 성과를 내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2008~2010년 3년 연속 롯데를 가을야구로 이끈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에 이어 새로운 외국인 감독 바람을 일으켰다.
자연스럽게 한화 차기 감독도 '외국인으로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흘러나왔다. 요즘 선수들은 외인 감독에 대해 거부감이 별로 없다. 오히려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다. 일부 선수들은 "다른 건 몰라도 실력 위주로만 기용할 것"이라고 긍정론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한화에 외국인 감독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한화에 정통한 관계자는 "한화는 외국인 감독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5월 김성근 전 감독이 물러난 뒤 차기 감독을 찾을 때도 외국인 후보는 없었다.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이야기"라며 사실상 논외 대상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면 확실한 팀 체질 개선을 노릴 수 있지만 위험부담도 크다. 일본프로야구 감독 경험으로 아시아 야구에 익숙한 힐만 감독은 빠르게 적응했지만, 경험 없는 감독이면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 그만한 '인물'을 찾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로이스터 감독은 롯데의 자매구단 일본 지바 롯데 마린스 바비 발렌타인 감독으로부터 강력 추천을 받았다는 점에서 특수 케이스였다.
또 하나, 한화 내부적으로 개성 강한 감독보단 선수들을 하나로 뭉칠 수 있는 인물을 찾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제는 감독이 아닌 선수가 주목받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 감독에게 모든 것이 집중할 때 나타나는 부작용이 컸다. 선수단 내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팀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한화 출신 인물들이 차기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후반기 돌풍을 일으킨 이상군 감독대행을 비롯해 내외부에서 현장에 몸담고 있는 이글스 레전드 출신 인사들의 이름이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한화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 내부 사정에 밝고, 여러 갈래로 나눠져 있는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모그룹 입김에 의해 좌우되는 한화 특성상 새 감독은 구단 기조에 따라 선임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연이은 외부 거물 인사 실패로 '이제는 한화 출신 감독 차례'란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최대한 신중하게 결정 과정을 거칠 전망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