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명도 바뀌었고, 감독도 새로 왔다. 선수단도 다시 구성했고, 성적도 다 바꿀 기세다. 원주DB의 이번 시즌이다.
실제 프로농구 선수들의 경기기록을 바탕으로 나만의 팀을 뽑아 다른 유저들과 자웅을 겨루는 ‘판타지볼’은 지난 시즌 큰 인기를 끌었다. 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판타지볼’과 함께 10개 팀의 전력을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올 시즌 프로농구를 재밌게 즐기고, 판타지볼 왕이 되려는 농구팬들은 필독할 것.
▲ 허웅의 군입대와 박지현의 은퇴
새로 DB에 부임한 이상범 감독의 첫 고민은 외국선수 재계약이었다. 웬델 맥키네스의 기량은 인정했지만, 2라운드서 장신선수를 뽑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렇다고 변화를 고려하면 벤슨과 갈 수 없었다. 결국 DB는 외국선수 두 명과 모두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트라이아웃에서 디온테 버튼과 조던 워싱턴을 선발했다.
버튼은 만족스러웠지만, 워싱턴은 기대이하였다. 결국 빠른 판단으로 벤슨을 다시 데려오기로 결정했다. 버튼은 맥키네스를 놓친 아쉬움을 충분히 달래줄 수 있는 선수라는 평을 듣고 있다.
국내선수의 변화도 많다. 에이스 허웅, 김창모가 군에 입대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김동희를 내주고 유성호를 얻어 부족한 빅맨을 보강했다. KCC에서 노승준을 데려와 포워드진을 보강했다. 박지현은 스카우트로 변신했고, 김봉수는 매니저 역할을 수행하며 농구공을 놨다.
노장 김주성은 사실상 올 시즌이 마지막이란 각오로 뛴다. 이상범 감독은 “김주성은 아직 20분 정도는 책임질 수 있다. 김주성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팀은 전혀 다르다. 김주성의 체력을 고려해 후반전 20분 정도를 맡길 생각”이라 전했다. 아쉽지만 기둥 윤호영의 시즌 중 복귀는 어려울 전망이다.
▲ 반가워 벤슨, 어서와 버튼!
DB가 트라이아웃 2순위로 뽑은 버튼은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항간에 ‘셀비보다 버튼이 낫다’는 평가도 들리고 있다. 버튼은 마켓대학출신으로 드웨인 웨이드의 직속후배다. 그는 지난 시즌 빅이스트 컨퍼런스에서 평균 15.1점, 6.2리바운드를 올려 득점력 하나는 확실한 선수다. 버튼은 연습경기서도 잇따라 상대 외국선수보다 많은 득점을 올려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이상범 감독은 “국내선수 중 득점원이 적다. 수비는 여러 선수가 메울 수 있지만, 득점감각이 있는 선수가 적다. 외국선수 두 명이 40점 정도는 책임져야 한다. 특히 버튼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버튼은 동부에서 가장 확실한 공격옵션이다. 판타지볼에서도 버튼은 여러 분야에서 고른 기록을 남기는 최고선수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 판타지볼에서 가장 주목할 선수 중 한 명이다.
벤슨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이 필요할까. 지난 시즌 16.5점, 13.4리바운드, 0.6블록슛을 기록했다. 판타지볼 포인트는 36.3이었다. 전성기가 지난 벤슨이다. 다만 리바운드 능력하나는 확실하다. 지난 시즌 리바운드 1위에 올랐다.
판타지볼은 200만 원이라는 제한된 금액 안에서 6명의 선수를 뽑아야 한다. 라틀리프를 사기에는 돈이 모자라고, 그렇다고 리바운드는 포기할 수 없다면 벤슨이 최선책이다. 다만 벤슨은 득점력이 떨어지고, 상대선수에게 많은 득점 또한 허용하는 선수라는 점을 잊지 말자. 비시즌 후덕한 모습으로 나타나 이상범 감독의 속을 태웠지만, 현재 열심히 살을 빼고 있다는 후문이다.
▲ 두경민, 이제는 에이스가 되어라!
허웅의 입대로 국내선수 중 명실상부 에이스는 두경민이 맡아줘야 한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17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9.8점, 2.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판타지볼 포인트는 16.2였다. 각종 기록에 비해 실책이 2.3개로 많아 득보다 실이 많은 선수였다.
이제 두경민은 DB의 리더가 돼야 한다. 이상범 감독은 “국내선수 중 지난 시즌 출전시간이 많았던 선수가 사실상 두경민 한 명이다. 지난 시즌 식스맨이었던 선수들이 주전을 맡는 실정이다. 두경민이 경기운영은 물론 득점에서 더 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두경민이 허웅 몫만큼 1인 2역을 해줘야 한다는 것은 판타지볼에서는 긍정적인 부분이다. 두경민은 경희대와 프로 초창기 시절처럼 과감하게 3점슛을 쏘면서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세해줘야 할 것이다.
올 시즌 판볼에서 가장 포인트가 상승할 선수가 있다면 김태홍을 추천하는 바이다. 지난 시즌 FA로 DB에 합류한 김태홍은 1.1점, 0.7리바운드로 거의 팀에 기여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윤호영의 빈자리에 김태홍이 주전으로 뛰어야 한다. 여기에 이상범 감독은 김태홍을 주장으로 임명해 책임감을 부여하고 있다. 원체 운동능력과 투지가 뛰어났던 김태홍이다.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당장 동부에 큰 힘이 돼줘야 한다.
이상범 감독은 “이제 원주산성은 없다. 올 시즌은 뛰는 농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뛰는 농구에 가장 적합한 선수가 김태홍이다. 높이와 사이즈, 운동능력, 스피드를 두루 갖춘 그가 동부 포워드의 핵심역할을 수행해줘야 할 때다. 판타지볼에서도 김태홍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jasonseo34@osen.co.kr